을지로위원회는 3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1~2주 정도 추가 합의를 시도해 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기간 동안 달라질 게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두 업계 간 협의는 한때 순조로운 것처럼 보였다. 완성차업계가 2024년 기준 중고차 시장의 10% 정도 물량만 취급하겠다고 한발 물러서면서다. 그러나 중고차업계가 10% 기준을 중고차시장 전체(연 250만 대)가 아니라 사업자 거래 시장(연 110만 대)으로 잡아야 한다는 조건을 붙이면서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이럴 경우 완성차업계는 연 10만 대 정도의 중고차만 취급할 수밖에 없다. 협상을 중재한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중고차산업발전협의회 좌장)가 “중고차업계의 주장은 완성차업계가 진입하지 말라는 것과 같은 이야기”라고 꼬집었을 정도다.
중고차업계는 더 황당한 요구도 했다. “완성차업체에 중고차 판매를 허용하면 중고차업체에는 신차 판매권을 달라”고 했다. 당장 국내 최대 완성차업체인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판매노조의 동의가 없으면 판매권을 넘기지 못한다. 김 교수는 “최종 합의안 도출을 앞두고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결론을 내지 말자는 것과 같다”며 “중고차업계가 합의 불가능한 항목을 일부러 넣으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원칙대로 대기업 및 중견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고차 매매업은 현재 중소기업적합업종에서 제외됐고, 생계형 적합업종에는 아직 포함되지 않았다.
완성차업계가 시장 진출을 공식화해도 막을 명분이 없다. 동반성장위원회도 중고차 매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에 넣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당사자들의 의견 조율만 기다려온 중기부가 이번엔 결단을 내릴지 업계와 소비자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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