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3일 "대통령 선거가 6개월 정도 남았는데 정권을 가져와야 하는 제1야당 대표라는 무거운 직위가 어깨를 짓누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정권 교체를 위한) 고민이 많다 보니 침대에 누우면 큰 전투를 앞둔 고대의 장수들에 빙의해서 망상하고는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자기 정치를 하려고 한다'는 지적도 많았지만 제 길이 다시 옳다고 생각하고 가보려고 한다. 나이가 젊어서 주목받는 대표가 아니라 여의도를 바꾸기 위해 노력했던 한 도전자의 길로 가보고자 한다"며 "20·30세대가 현 정부의 실정에 실망해서 한 번쯤은 정치에 관심을 두고 표를 몰아줄 수 있다. 하지만 이 관심을 지속하려면 정치권은 환골탈태해야 한다.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야 하고 관습을 강요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세대는 우리 사회가 계급장을 떼고 더는 위아래를 나누지 않는 그런 문화를 받아들이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이 도발적인 제안은 36살인 제가 저보다 어리고 유능한 20대와도 논쟁적으로 맞설 수 있는 용기가 있는가와도 직결돼 있는 문제다. 저는 떨리는 마음으로 당당히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날 가수 DJ DOC의 곡 'DOC와 춤을'도 인용했다. 이 대표는 "청바지 입고서 회사에 가도 깔끔하기만 하면 괜찮고, 젓가락질 잘해야만 밥을 먹는 것이 아니라는 노래를 흥얼거리던 시절이 기억나냐"며 "여의도 정치도 이제는 개성이 드러날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제 제가 대표로서 지향하는 국민의힘의 언어는 참여, 공유, 개방"이라고 했다.
또 "대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관습과 마주하게 될 것"이라며 "저는 관습을 깨고도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지 궁금했기에 전당대회에서 이기는 것에 더해서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후원금이 들어오면 다 써야 한다는 관성에서 벗어났다. 정치권의 고비용 저효율 정치를 거부해보고 싶었다. 당원들에게 문자 메시지 한 통 안 보내고 선거를 치러봤다. 트럼프도 했다고 하는 SNS를 기반으로 하는 직접 소통이 큰 선거에서도 통하는지 정말 확인해보고 싶었다"며 "캠프를 늘리고 임명장을 남발해서 조직선거를 하는 것이 전국단위선거에서 이제는 실제로 영향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당원과 지지자들은 변화의 선두에 섰기 때문에 익숙함을 넘어서 새로움을 선택했다"며 "이 연속된 실험이 지금까지는 유쾌한 반란정도로 치부됐지만 앞으로 이런 도전 정신과 패기가 국민의힘의 고유 언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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