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이달 장기전세주택 583가구를 공급하는 등 단계적으로 1900가구의 입주자를 찾는다. ‘시프트’로도 불리는 장기전세주택은 주변 전세 보증금 시세보다 20% 이상 저렴하게 최장 20년간 거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이다. 서울 전역에서 전셋값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강동, 동작 등의 새 아파트와 강남,서초, 송파 등 강남권 재공급 단지에 시세보다 최대 40% 싸게 입주할 수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급유형별로 입주자격 요건이 달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장기전세주택이라도 강남 주요 단지는 전세보증금이 8억~10억원으로 높아 실제 자금 여력도 고려해야 한다.
장기전세주택이 공급되는 신규 단지는 365가구다. 내년 3월 입주 예정인 동작구 신대방동 보라매자이와 내년 4월 입주할 강동구 상일동 강동리엔파크13단지가 있다. 보라매자이는 전용 84㎡ 26가구를 모집한다. 전세금은 4억4395만원 선이다. 강동리엔파크13단지는 전용 59㎡ 339가구 입주자를 전세보증금 3억2500만원에 찾는다. 신규 공급 물량 중 250가구는 노부모 부양, 장애인, 고령자, 신혼부부 등에게 우선 공급한다.
재공급 단지(218가구)에는 강남지역 물량도 포함돼 있다. 서초구에선 래미안퍼스티지(사진) 전용 84㎡ 5가구를 모집한다. 전세금은 10억10만원으로 이번에 나온 장기전세주택 중에서 가장 높다. 같은 면적의 일반 전세 시세(17억~19억원)와 비교하면 40%가량 낮은 수준이다. 같은 단지 전용 59㎡도 17가구를 모집한다. 보증금이 8억3785만원에 달한다. 해당 면적대의 전세 시세는 13억~14억5000만원 선이다. 아크로리버파크반포도 같은 면적대 25가구를 전세금 8억3785만원 선에서 모집한다.
강남구에선 전용 84㎡ 5가구를 모집하는 개나리에스케이뷰가 재공급된다. 전세보증금은 8억6125만원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주변 시세보다 30~40% 싼 강남 주요지역 단지라고 해도 서울 외곽 아파트 매매 가격에 육박할 정도로 보증금이 높다”며 “입주자격 요건을 맞추려면 현금은 많고, 소득은 적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용 60㎡ 이하 주택에 청약하려면 소득 기준은 도시근로자 가구원수별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00% 이내여야 한다. 가구별 소득 기준(세전금액)은 △1인 가구 299만1631원 이하 △2인 가구 456만2535원 이하 △3인 가구 624만520원 이하 △4인 가구 709만4205원 이하 등이다. 부동산은 가구 구성원 전원이 소유한 토지(개별공시지가), 건축물(공시가격) 등 합산액이 2억1550만원 이하여야 한다. 소유 자동차 차량가액이 3496만원 이하인 조건도 달려 있다. 전용 85㎡ 이하 주택은 가구당 월평균 소득 120% 이하여야 한다. 부동산과 자동차 보유 기준은 전용 60㎡ 이하 자격 요건과 같다. 전용 85㎡ 초과 주택은 가구당 월평균 소득 150% 이하다.
당첨자는 청약종합저축 납입 횟수, 소득 조건, 거주지에 따라 결정된다. 공급 우선순위는 전용 50㎡ 미만의 경우 가구원수별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70% 이하가 1순위다. 전용 85㎡ 이하는 청약저축 가입 2년이 지나고, 24회 납입한 사람이다. 전용 85㎡ 초과는 청약예금 가입 2년을 경과해 지역 및 면적별 청약 예치기준 금액 이상인 사람이다.
서울시는 이번 모집부터 장기전세주택에 주택청약과 같은 ‘예비입주자 제도’를 도입했다. 계약종료 시점 등을 따져 빈집 발생 시기를 사전에 예측하고 집이 비면 선정된 예비입주자가 곧바로 거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번에 예비입주자 1317가구도 모집할 예정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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