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엔드 브랜드를 앞세운 수주 경쟁은 강북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강북권 최대 도시정비사업지인 서대문구 북가좌6구역에서 DL이앤씨와 롯데건설이 나란히 자사의 하이엔드 브랜드인 아크로와 ‘르엘’을 내세웠다. 강북권 정비사업지에서 최고급 브랜드 경쟁이 이례적으로 펼쳐졌다는 점에서 정비업계의 큰 관심을 받았다.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조합원들이 하이엔드 브랜드를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가 적용되면 지역의 ‘대장 아파트’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으로 3.3㎡당 공사비가 더 높아지더라도 넓은 커뮤니티 공간, 고급스러운 조경 등을 통해 주거 여건을 개선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많다.
하이엔드 브랜드를 요구하는 사업지가 점차 늘어나면서 시공사와 갈등을 빚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 중구 신당8구역 재개발 조합은 7월 DL이앤씨와의 시공 계약을 해지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e편한세상’ 브랜드를 아크로로 바꿔달라는 요구에 시공사가 난색을 보이면서 마찰이 커졌다는 후문이다. 롯데건설·한화건설 컨소시엄이 시공사로 선정된 성북구 신월곡1구역에서도 일부 조합원이 시공사 해지 총회 신청서를 제출했다. 고급 브랜드 도입이 어렵다면 시공사 계약 해지도 고려하겠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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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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