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文' 2030, 윤석열도 외면

입력 2021-09-05 18:03   수정 2021-09-06 01:41

야권 지지율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유독 2030세대에서는 지지를 못 받고 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젊은 세대 대부분은 여전히 지지후보를 정하지 않은 채 표류하고 있다. 야권 주자들의 2030 표심잡기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5일 여론조사업계에 따르면 2030세대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반문(반문재인)’ 정서를 드러내고 있지만 그렇다고 특정 주자를 지지하진 않고 있다. ‘반문’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윤 전 총장 역시 이들의 지지를 끌어내진 못하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 여론조사업체가 8월 30일~지난 1일 시행한 전국지표조사(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윤 전 총장은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20대로부터 8%, 30대로부터는 9%의 지지를 받는 데 그쳤다. 홍 의원은 20대에서 15%, 30대에서 11%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윤 전 총장의 2030 지지율은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이 극에 달한 ‘탄핵 발언 사태’ 이후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른바 ‘이-윤 갈등’을 겪으며 ‘반윤(반윤석열)’ 성향이 강한 20대와 30대의 지지 일부를 홍 의원이 흡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 의원은 그동안 윤 전 총장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바짝 조였지만 이 대표에 대해선 “대표를 흔들지 말라”며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또 윤 전 총장 캠프 내 이른바 ‘올드맨’들이 대거 합류하면서 젊은 세대의 반감을 샀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2030 세대들은 반문 성향도 강하지만, 과거 탄핵 사태를 불러온 ‘올드 보수’에 대한 반감도 크다”며 “이런 성향의 인사들이 윤 캠프에 합류한 데 따른 부정적 영향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2030세대의 대부분은 여전히 지지 후보를 정하지 않은 채 ‘캐스팅 보트’로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NBS조사에서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20대 31%, 30대는 19%로, 전체 연령 중 가장 높았다. 후보들이 앞다퉈 청년 맞춤형 공약을 내놓으며 집중 공략하는 이유다.

야권 후보들의 2030 표심 잡기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뭘 주겠다고 해서 2030세대가 지지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결국 소통하는 모습, 탈권위적 모습, 와닿는 공약을 내놓는 게 승부처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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