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역선택 방지 배제하고 '본선 경쟁력' 묻는다

입력 2021-09-06 10:27   수정 2021-09-06 10:29


국민의힘이 당내 경선 후보들 간의 갈등을 빚은 '역선택 방지 조항'을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여권 지지층의 역선택을 막기 위해 후보의 '본선 경쟁력'에 초점을 맞추고 여권 유력 대권 주자와 일대일 가상 대결로 경쟁력을 측정하는 방안을 내놨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5일 오후부터 약 7시간에 걸친 회의 끝에 대선 후보 경선 여론조사에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지 않고, 1차 예비경선에서 당원 투표를 추가하는 방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1차 컷오프 투표는 당초 국민 여론조사 100%에서, 국민 여론조사 80%+책임당원 여론조사 20% 방식으로 변경됐다.

여론조사 50%+당원투표 50%가 반영되는 본경선에서는 여권 지지층의 여론 왜곡을 최소화하기 위해 후보의 본선 경쟁력을 물을 방침이다. 응답자의 정치 성향과 상관없이 여야 후보 간 가상 양자 대결을 펼칠 경우, 역선택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후보들은 역선택 방지 조항 도입 여부를 두고 거센 신경전을 펼쳐 왔다. 앞서 선관위가 지난 3일 전체회의를 열고 역선택 방지 조항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 결과 '반대' 의견이 6, '중재안'이 6, '찬성' 0표로 나타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선관위 측은 "정식 안건 상정이 아니었다"는 입장을 보였고, 반대 입장에 선 후보들은 "당헌당규에 따라 가부동수는 부결"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반대 측 박찬주·안상수·유승민·하태경·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 5명은 5일 진행된 국민의힘 공정경선 서약식을 보이콧했다. 이들은 전날 오후 9시께 공동성명을 내고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지 않기로 한 경선준비위원회의 원안을 확정하지 않을 시 서약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후보자들의 잇따른 반발에 정홍원 선거관리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했다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준석 대표의 적극적인 만류로 무산되긴 했으나, "정권 교체의 막중한 임무를 맡은 제1야당이 룰 싸움만 벌여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했다"는 야권 내부의 지적이 나왔다.

한편 역선택 방지 조항은 여론조사에서 반대 진영의 지지자들이 경선 투표에 참여해 의도적으로 약체 후보를 선택하는 현상을 막기 위한 제도를 말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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