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미국에 상장된 글로벌 테마 상장지수펀드(ETF)의 전체 운용 규모는 1613억달러로 전년 대비 170% 급증했다. 국내에서도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유망 테마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가 속속 출시되고 있다.
문종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테마투자가 급증한 이유는 기존 산업 분류로 구분 불가능한 새로운 성장 부문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같은 섹터 내의 주식보다는 같은 테마로 엮이는 주식들의 주가 상관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조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테마를 확인하기 위해 교보증권 리서치센터는 국내에서 투자 가능한 20여 개 테마 중 지난 5년간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전년보다 늘어난 테마 세 가지를 추려냈다. 시스템 반도체, K팝·미디어, 의료기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테마 지수 등을 참조해 분석한 결과다.
시스템반도체는 5G(5세대), 자율주행, 사물인터넷(IoT) 등의 핵심 재료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시스템반도체 시장 규모가 2019년 2269억달러에서 2025년 3389억달러로 2019~2025년 연평균 7.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SK머티리얼즈, 한솔케미칼, 리노공업 등이 시스템반도체 테마 관련 기업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는 K팝·미디어와 의료기기 시장도 구조적 성장을 기록했고 앞으로도 유망할 테마로 꼽혔다. 문 연구원은 “세 가지 테마 내 대부분의 기업들이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이 상향되는 모습을 보이며 이익 모멘텀 또한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유망 테마로는 인프라 투자, 수자원, 로보틱스·AI를 제시했다. 미국에 상장된 테마 ETF의 수익률, 운용 규모 성장률, 샤프비율(위험 대비 수익률) 등을 분석한 결과다.
반대로 “코로나19로 유례 없는 호황기를 보낸 e커머스(전자상거래), 글로벌 명품 테마는 단기적 부침이 예상된다”고 했다. 규제 리스크가 있는 중국 대형기술주도 마찬가지라고 봤다.
투자에 적합한 테마를 선별하려면 테마가 속한 산업이 초기 단계를 벗어나 미래 전망이 가능한지, 투자에 적합한 충분한 시가총액 규모 및 기업 수를 갖췄는지를 따져보라는 조언이다. 설립 이후 한 번도 이익을 낸 적 없거나 코스닥 기준 시가총액이 5000억원 미만인 기업에 투자하는 건 실패 확률이 높다는 의미다. 또 그 종목의 매출 중 해당 테마 관련 매출이 30% 이상이어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형성한다고 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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