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6일 “또 다른 불씨를 안고 있기는 하지만 선관위원 전원의 합의는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그동안 역선택 방지 조항 도입 논의에 대해 가장 강력하게 반대해온 후보였다.
정홍원 선거관리위원장을 향해 “사퇴하라”고 압박했던 유승민 전 의원 역시 선관위의 합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본인은 오늘 선관위의 결정을 수용하겠다”는 짧은 글을 올렸다. 선관위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홍 의원, 유 전 의원과 함께 전날 ‘공정선거서약식’에 불참한 하태경 의원과 안상수 전 인천시장도 절충안을 수용했다.
역선택 방지 조항을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측도 선관위 결정을 따르기로 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선관위 결정을 존중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선룰을 정하는 데 다소 이견이 있었지만, 정권 교체를 바라는 국민과 당원의 뜻을 잘 헤아리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당이 더 단단해지고 화합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선관위 결정 직전 역선택 방지 조항 도입 요구를 철회한 최 전 원장도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모든 주자가 절충안을 받아들이면서 갈등이 일단락되는 듯 보이지만 ‘또 다른 불씨를 안고 있다’는 홍 의원의 말처럼 언제든 갈등이 재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론조사에서 본선 경쟁력을 묻는 문구를 놓고 다시 충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펼쳐질 TV 토론회 방식을 두고서도 이견이 나올 수 있다.
여론조사 흐름을 고려하면 경선 과정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지 정당이나 성향과 관계없이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한 보수 야권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홍 의원과 윤 전 총장의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이날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에 따르면 범보수 야권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28.2%로 1위, 홍 의원은 26.3%로 2위였다. 두 후보 간 격차는 3주 전 조사 때 10%포인트 이상에서 오차범위 내인 1.9%포인트까지 좁혀졌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제는 적어도 야권 경선에서는 윤석열·홍준표 ‘2강’, 유승민 ‘1중’ 체제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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