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누구나, 모든 것에, 어디에나 수소에너지를 쓸 수 있는 수소사회를 2040년까지 달성하겠다”고 7일 밝혔다. 2040년을 수소 대중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공식 선언이다. 현대차그룹의 수소 행보가 더 공격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 회장은 이날 ‘하이드로젠 웨이브(Hydrogen Wave·수소 물결)’ 글로벌 온라인 행사에서 그룹의 수소사업 비전과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연료전지 및 수소 모빌리티 계획을 공개했다. 그는 “기후 변화 대응은 수소에너지 없이 불가능하다”며 “수소사회로의 전환은 개별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현대차그룹은 더 이상 지켜볼 수만은 없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수소에너지 대중화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도 공개했다. 상용차 신모델은 수소전기차와 전기차로만 출시하고, 2023년 3세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내놓는다.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로템, 현대제철 등 그룹 7개 계열사는 앞으로 개발할 7종의 수소 관련 제품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수소로 움직이는 자율주행 무인 운송 모빌리티 ‘트레일러 드론’, 고성능 수소연료 스포츠카, 이동식 수소충전소 등이 대표적이다.
정 회장은 그룹의 ‘수소비전 2040’을 발표하고, 취재진 질문에도 답변했다. 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이 직접 미래 전략을 공개하고, 질의응답에도 참여한 것은 수소를 미래 핵심 사업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국내외 다른 기업보다 기후 변화 대응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2045년까지 자동차 생산부터 운행, 폐기까지 전 단계에서 걸쳐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지난 6일 발표했다. 2일에는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2025년부터 수소전기차와 전기차만 출시하겠다고 밝혀 내연기관차 종식을 공식화했다. 메르세데스벤츠 등 다른 글로벌 업체보다 5~10년 빠르다.
다른 국내 주요 그룹도 수소 관련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GS와 포스코는 이날 수소 등 5대 핵심 신사업 분야 협력을 위한 ‘그린 뉴딜 동맹’을 맺었다. 현대차, SK, 롯데, 포스코, 한화, 현대중공업, 두산, 효성, 코오롱 등 10개 그룹은 8일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한 민간기업 협의체인 수소기업협의회를 출범시킨다.
도병욱/박상용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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