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포기 못해"…가계대출 주춤에도 '주담대' 수요 여전

입력 2021-09-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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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8월 가계대출은 6조2000억원 늘면서 전월 대비 증가 규모가 축소됐다. 다만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주택자금 수요는 여전히 높은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8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은 1046조3000억원으로 지난 7월 말보다 6조2000억원 늘었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폭은 지난해 8월(11조7000억원)보다 47% 줄어든 규모다.

기타대출 증가 규모가 큰 폭으로 축소된 영향이 컸다. 기타대출은 지난달 말 281조1000억원으로 전월보다 3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7월 말 29조원이 몰린 HK이노엔 공모주 청약증거금이 납입되고, 이달 초 반환되면서 기타대출의 전월 대비 증가 규모가 대폭 줄어들었다. HK이노엔 공모주 청약증거금 반환 금액 추정치는 1조5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은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주택담보대출은 764조2000억원으로, 전월보다 5조9000억원 늘었다. 이는 2004년 관련 통계 속보치 작성 이후 8월 기준 네 번째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주택매매와 전세자금 수요가 불어난 결과다. 전세자금 대출 증가액은 전월과 동일한 규모인 2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박성진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지난 7월부터 적용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효과는 9월부터 본격화할 것"이라며 "단 8월 은행권 주담대 중 절반 가까운 비중이 실수요적 성격이 강한 전세자금대출인만큼, 주담대는 앞으로도 꾸준히 대출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대출 증가 규모는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달 말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1041조3000억원으로 7월 말보다 7조9000억원 늘었다. 이는 2009년 통계 속보치 작성 이후 8월 증가액 기준으로 최대 수준이다.

중소기업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의 증가폭도 8월 기준으로 가장 컸다. 중소기업대출은 7조5000억원이나 늘었고, 개인사업자대출도 3조4000억원 증가했다. 중소기업의 경우 은행 및 정책금융기관의 금융 지원과 일부 업종에서의 시설 자금 수요 등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대면 서비스업 중심으로 매출이 하락한 점도 대출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기업대출은 지난달 3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분기 말 일시상환분 재취급,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 등으로 증가폭이 대폭 축소됐다.

박성진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중소기업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의 수요가 커지는 데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인한 대출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시설자금 대출의 증가폭이 커진 영향이 컸다"고 전했다.

은행 예금을 비롯한 수신 잔액은 8월 말 증가폭이 확대됐다. 지난달 24조6000억원이 늘면서 수신 잔액은 2057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자체 교부금 유입 확대 등으로 수시입출금예금이 증가한 영향이다. 정기예금은 일부 은행의 예대율 관리를 위한 예금 유치 등으로 8조4000억원 증가하면서 7월(1조3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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