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규제 약발?…한풀 꺾인 8월 가계대출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6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달과 비교해서는 증가폭이 줄었다. 당국이 대출 규제를 강화한 데다 공모주 투자를 위한 신용대출금 일부가 상환된 결과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8월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말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46조3000억원으로 지난 7월 말보다 6조2000억원 불었다. 지난달 증가폭은 올해 6월(6조3000억원), 7월(9조7000억원)보다 줄어든 것이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의 ‘가계대출 동향’을 보면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지난달 8조5000억원 늘었다. 7월(15조3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크게 감소했다.

은행 가계대출을 세부적으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은 지난달 말 763조2000억원으로 5조9000억원 불었다. 7월(6조원)보다 증가폭이 둔화됐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281조1000억원으로 3000억원 늘었다. 7월(3조6000억원)과 비교해 역시 증가세가 꺾였다.

공모주 청약자금 마련을 위한 대출금 일부가 상환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7월 29~30일 진행된 HK이노엔 공모주 일반 청약에 29조원이 몰렸다가 8월 3일 청약 증거금이 반환됐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한 것도 가계대출 증가세를 일부 억제했다는 분석이다.

박성진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금융당국 규제와 주택시장 상황 등 여러 여건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금리인상 효과는 시차를 두고 점진적으로 파급되는 만큼 앞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은행의 기업대출은 지난달 말 1041조3000억원으로 7월보다 7조9000억원 불었다. 7월(11조3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줄었다. 개인사업자 대출(3조4000억원)을 비롯한 중소기업 대출이 한 달 새 7조5000억원 불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