兆단위 지역사랑상품권 충전금…민간업체서 운영대행 금지된다

입력 2021-09-08 17:50   수정 2021-09-09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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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랑상품권의 선불 충전금을 민간 운영대행업체가 아니라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관리하도록 하는 법 개정안이 8일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그동안 지역상품권이 사용되기 전까지 조(兆) 단위에 달하는 충전금을 민간 업체가 관리하면서 지급불능 사태 때 소비자나 가맹점의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져왔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은 지자체에 지역상품권의 선불 충전금을 관리할 의무를 부여했다. 몇몇 지자체는 그동안 지역상품권이 발행된 뒤 사용되기 전까지의 충전금을 지자체 계좌가 아니라 코나아이, 나이스정보통신, KIS정보통신 등 민간 운영대행업체 계좌에 맡겨 관리했다.

지난해부터 지역상품권의 전체 발행액과 예산 투입액이 늘어나면서 금액은 조 단위에 육박했다. 올 1월 기준 선불 충전액은 9507억원에 달했다. 코나아이 등 민간 업체 세 곳은 선불 충전금을 운용해 수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업체가 충전금 운용으로 얻는 수익만 수십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특정 지자체가 민간 업체에 특혜를 주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민간 운영업체가 경영난에 처해 만약 지급불능 사태로 이어지면 그 피해는 지역 주민과 가맹점에 돌아갈 것이란 지적도 있었다. 또 이 충전금이 어떻게 운용되는지 관리·감독하는 시스템이 전혀 갖춰지지 않았다.

관련 법안을 발의한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특정 업체가 독점적으로 운용해 수익을 내는 것은 지역상품권 운영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지급불능 위험 등 문제가 터지기 전에 법안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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