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김웅, 기자회견서도 "기억나지 않는다" 반복

입력 2021-09-08 10:05   수정 2021-09-08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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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선거 운동하느라 넘겨받은 수많은 자료 검토할 시간 없었습니다. 단순한 기억력 의존한 추측성 발언하면 더 큰 혼란을 빚을 것입니다."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 '키맨'으로 꼽히는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8일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의혹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30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손준성 검사로부터 고발장을 받아 전달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라면서 "당시 선거 운동하느라 수많은 자료를 받았고 당에 전달했다. 검토할 시간이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실체가 불분명한 사건을 두고 각종 음모론을 제기하며 야당 대선후보를 흠집 내려는 공작을 중단하라"라면서 "책임을 지고 유승민 캠프 대변인직을 내려놓겠다"라고 했다.

이어 "기자는 본건 고발장을 얘기했고 전 기억을 못 하고 있었다"라면서 "전달 당직자도 확인했다. 메모는 A4 한 장에 제가 적은 것이다. 정확히 기억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보자 휴대전화를 분석하면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생각한다"라면서 "받았던 자료는 당 선거 관련 중요 직책자에게만 전달했다"라고 전했다.

김 의원은 "(기자들이) 답답해 하는 것도 이해는 한다"라면서 "선거운동 하는 데 가보면 알겠지만 새벽부터 뛰어다니는 상황에 100페이지가 넘는 문서를 검토할 시간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손 검사와는 따로 술잔을 나눌 정도로 친분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윤 총장을 잘 보필하라고 격려한 정도다"라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지난 총선 당시 대검 수사 정보정책관이던 손준성 검사로부터 여권 인사 관련 고발장을 전달받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권경애 변호사는 7일 페이스북에 "고발 사주 의혹은 더불어민주당 네거티브와 차원이 다르다"라면서 "아무리 집권여당의 검찰 말살의 총공세로 궁지에 몰렸다고 해도, 직접 고소를 하는 정공법을 택했어야 한다. 검찰총장 출신의 대통령 후보가 부하에게 시켜 야당과 결탁해 청부 고발하도록 하게 만들고 선거에 개입하려 했다는 거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권 변호사는 "대통령이 된다면 검찰 권력이 어떻게 사용될지 어두운 예측하게 만든다. 의혹의 사실 여부에 무심할 수 없는 사안이다. 고발사주를 지시했다면 나는 윤 총장은 후보를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이어 "최대한 기억을 되살릴 통화기록 등을 뒤지고 찾아서 사건들을 재구성해서 나와야 그런 다음에야 제보자의 조작 의혹이든, 불순한 정치적 의도의 의혹이든 설득력이 있게 될 것이다"라고 촉구한 바 있다.



기억이 정확하지 않다는 김 의원을 향해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자산관리인 김 모 씨는 "세상 잘난 척 하던 김웅은 왜 갑자기 바보가 됐나. 기억력도 오락가락 말하는 것도 횡설수설. 어디 넘어져서 머리를 다쳤나"라고 꼬집었다.

그간 오락가락 해명으로 의혹을 키운 김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명확한 정황을 설명하기보다는 기억하지 못하는 자신의 상황을 장황하게 설명하는 시간이 됐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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