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마녀'의 심술…코스피 1조원대 매물 폭탄

입력 2021-09-09 18:14   수정 2021-09-10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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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9일 대규모 프로그램 매도로 하락했다. ‘네 마녀의 날’을 맞아 기관투자가와 외국인이 순매도에 나선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1조원어치 이상 주식을 사들였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1.53% 하락한 3114.70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각각 3200억원, 9400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약 1조200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하락을 방어했다. 주가지수 선물과 옵션, 개별 종목 선물과 옵션 만기일이 겹치는 ‘네 마녀의 날’을 맞아 시장의 변동성은 컸다. 기관 중에서도 증권사 고유계정인 금융투자에서만 9400억원어치 순매도가 나왔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날 증시 하락은 옵션 만기일에 따른 영향이 대부분이었다”며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달러 강세도 외국인 투자 수급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델타 변이 확산이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8일(현지시간) 경기 평가보고서 베이지북을 통해 “경제 활동이 7월 초에서 8월까지 보통의 속도로 약간 둔화했다”고 밝혔다. 델타 변이로 인한 경기 둔화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 달러 강세에 9일 원·달러 환율은 2원50전 상승한 1169원20전에 마감했다.

빅테크 기업 규제 이슈도 아시아 지역 증시의 하락폭을 키웠다. 중국 정부가 미성년자 게임 규제를 위해 텐센트와 넷이즈를 다시 한번 소환했다는 소식에 텐센트 등 플랫폼기업 주가가 급락하면서 홍콩 항셍지수는 2.36% 하락했다.

한국에서도 플랫폼 규제에 대한 우려가 이어졌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금융위원회는 (빅테크에 대한) 동일 기능 동일 규제 원칙을 여러 차례 이야기했으며 그 원칙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히면서 카카오는 7.22%, 네이버는 2.56% 하락했다. 이날 외국인 순매도 1, 2위 종목은 카카오와 카카오뱅크였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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