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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고등학생들이 할머니에게 반말을 하면서 담배 심부름을 시키고 심지어 때리기까지 했다는 뉴스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요즘 들어 범죄를 저지르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청소년이 많다는 뉴스가 자주 들려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범죄는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할 뿐 아니라 자신을 구렁텅이에 빠뜨리는 나쁜 행위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청소년 범죄 뉴스를 접할 때마다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읽으며 생각을 다듬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금할 길 없다. 니코마코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아들이다. 아들에게 강의하는 형식으로 기술된 이 책을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리며 읽으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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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는 스승과 제자 관계로 서양 사상의 기본 틀을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한 인물들이다. 스승의 사상을 수용·비판하는 과정에서 계승·발전이 이뤄지며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추구하는 인생의 목적은 행복이었다. 《니코마코스 윤리학》은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책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신에게 어울리는 일을 탁월하게 수행할 때 가장 행복해지며, 그런 행복은 생애 전체에 걸쳐 완전한 덕을 성취함으로써 이뤄진다’고 설파했다.
덕은 ‘어떤 행위를 할 때 마땅히 지켜야 하는 규범’을 말한다. 덕이 있는 사람이 되려면 ‘감정이 넘치거나 모자라지 않는 중간상태, 즉 중용을 유지’해야 한다. 중간지점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 마땅한 사람에게, 마땅한 정도로, 마땅한 때에, 마땅한 동기에서, 마땅한 방법으로 행하고 생각하는 것이 쉽지 않으므로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꼼꼼히 읽으며 촘촘한 당부를 깊이 새기길 권한다.
덕의 다른 말은 긍지이며 긍지는 ‘정신이 크다’는 뜻으로 자부심과 비슷하다. 도덕적인 덕을 가지려면 ‘용기, 절제, 관후, 긍지, 온화함, 사교상의 덕, 수치심, 정의’를 알아야 한다. 하나하나의 뜻을 제대로 습득한다면 행동거지가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용기와 수치심에 대해 살펴보자. 두려움과 태연함의 중간지점이 용기인데 두려움은 온갖 악을 포함한다. 사람들은 불명예, 빈곤, 질병, 친구가 없는 것, 죽음을 포함한 모든 악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용기있는 사람은 두려워할 만한 것만 두려워한다. 어떤 사람들은 악행을 용기라고 착각한다. 할머니를 괴롭힌 청소년들은 어쩌면 거리낌 없이 악행을 저지르는 걸 용기라고 생각했을지 모르겠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잘못을 한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수치심이라고 말했다. 청년은 아직 덕이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감정에 치우쳐 잘못을 저지르기 쉽고, 잘못에 대해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있으면 악행을 고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할머니를 괴롭힌 청소년들이 만행에 대해 수치심을 느끼고 잘못을 반성한다면 앞으로 바르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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