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인베스트먼트의 캐시 우드 최고경영자(CEO)가 중국 투자 비중을 대거 축소했다. 수익성 높은 투자 상품으로 중국 정부의 전방위 규제가 몰아칠 수 있어서다. '돈나무 언니' 우드는 일부 정부 친화기업만 포트폴리오에 남겼는데 JD로지스틱스, 핀둬둬가 포함됐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우드 CEO가 중국 주식 비중을 극적으로(dramatic) 축소했다고 보도했다. 우드는 이날 미즈호증권 컨퍼런스에 참여해 "일부 기업만 남기고 중국 투자 비중을 크게 줄였다"고 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중국에 돈을 쏟아붓던 지난해와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평가한 우드는 "중국 정부가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본시장을 희생시키고 있다"고 했다. 수익성이 높은 중국 상품일수록 정부의 규제 폭탄이 터질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다.
중국 당국의 사교육 규제 강화로 하룻밤 사이에 이 분야에서만 수십억 달러가 증발했다. 중국 정부가 '나홀로 이익을 추구하는 행동을 멈추라'고 경고한 뒤 9일 텐센트 주가는 급락했다. 항셍기술주 지수도 4.7% 하락했다.
우드는 중국 투자 비중을 줄이면서 정부의 공동부유(상생성장) 방침에 협력하는 일부 기업만 포트폴리오에 남겼다. JD로지스틱스와 핀둬둬다. 물류회사인 JD로지스틱스는 중국 내 저개발 지역에 낮은 수익률을 유지하면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핀둬둬는 식료품 상점과 농장 간 공급망을 만들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투입했다. 우드는 "정부를 돕기 위해 비용을 받지 않고 투자에 나섰다"며 "이들 기업이 정부 친화 행보를 서두르고 있다"고 했다.
중국 정부가 규제 범위를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지만 글로벌 경제 움직임에서 완전히 독립된 체제를 구축하길 원하는 것은 아니라고 우드는 진단했다. 일종의 재정비 시간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우드는 "시간이 지나면 중국 정부가 일부 규제를 재검토할 것"이라며 "혁신에 집중하고 기업가적인 상황이 바뀌지는 않기 때문에 중국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월가에선 중국 투자를 둘러싼 논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앞서 블랙록은 중국 첫 뮤추얼 펀드를 출시해 10억 달러를 유치했다. 조지소로스는 이를 겨냥해 '비극적 실수'라고 비판했다. 국가 안보 등 사회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데다 투자자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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