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경선 윤석열 후보는 10일 당 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공개 면접에서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 손준성 검사 사이에 고발장이 오고 갔다는 사실이 확인된다면 "손준성 검사든 대검 누구든 과실 있으면 총장으로서 사과하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오후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제20대 대통령 선거 경선 후보자 면접 '국민의힘 국민 시그널 공개면접'을 진행했다. 면접관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박선영 동국대 교수, 김준일 뉴스톱 대표 등이 맡았다. 이날 면접에서도 윤 후보를 향해서는 '고발 사주 의혹' 질문이 가장 먼저 제기됐다.
진 전 교수는 윤 후보를 향해 최근 세간에 논란을 빚고 있는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손 검사가 김 의원에게 고발장과 판결문을 넘긴 것은 사실로 보인다. 휴대전화가 대검에 제출된 상태인데 이것은 증거가 왜곡돼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윤 후보는 김 의원과 손 검사 사이에 '뭔가 있었다'고 생각하고 출발해야 하는데, 무조건 여당의 공작정치라고 몰아붙이고 있다. 정치 공세로 몰아서 빠져나가려는 것이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저는 전혀 모르는 일이다. 이게 보도를 누가 처음에 보내줬을 때 제가 고발 사주(使嗾)를 했다는 내용을 보고 처음에는 기업의 '사주(社主)'를 말하는 줄 알았다"며 "지난해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도 꽤 큰 정당이었다. 센 사람이 약한 사람한테 하는 게 사주인데, 벌써 사주라는 단어 자체가 악의적인 공작 프레임"이라고 답했다.
이에 진 전 교수는 "손 검사와 김 의원 사이에 뭐가 오고 간 것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고 재차 묻자, 윤 후보는 "(김 의원과 손 검사가) 동기니까 전화 통화도 할 수 있다고 생각은 한다. 언론에서 본 고발장의 내용을 보면 상식적으로 검사가 썼다는 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또 언론에서 '손준성 보냄'이라고 하는 그 자체도 얼마든지 변형이 가능하다고들 한다"고 답했다.
진 전 교수는 또 "수사를 많이 해보지 않았냐"면서 "김 의원과 손 검사 사이에 어떤 일이 있을 것 같냐"고 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수사는 증거로 판단하는 것이지 감으로 밀어붙이는 게 아니다"라고 되받았다.
김 대표는 "포렌식을 해서 손 검사가 김 의원에게 초안을 준 것이 확인된다면 당시 총장으로서 관리책임이 있는데, 사과할 의사가 있냐"고 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이미 (검찰총장직을) 그만두고 나왔지만, 명확하게 확인이 된다고 하면 제가 당시에 손 검사가 아니라 대검의 어느 직원 또는 검사라고 하더라도 총장으로서 제대로 살피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들에게 사과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진행 중이니 빠른 시일 내에 조사를 해보라는 입장이다"라고 밝혔다.
진 전 교수는 '사퇴론'까지 거론했다. 진 전 교수는 "만약에 윤석열 후보가 지시한 정황이나 증거가 나오면 사퇴할 거냐"고 물었고, 윤 후보는 "제가 (지시를) 안 했는데, 그 상황을 가정해서 답변하는 것 자체가 맞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전날 검찰이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의 주가조작 의혹 사건을 두고 관련 회사를 압수수색을 했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도 질문이 나왔다. 박 교수는 "검찰이 배우자와 관련해서 수사하고 있는데, 이걸 적법한 수사라고 보는가. 아니면 '찍어내기' 또는 '죽이기' 이렇게 보나"라고 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저는 후자(찍어내기)로 본다. 제가 수사를 수십 년 했지만 이 정도 사안을 가지고 1년 6개월씩 특수부를 동원해서 한 적은 없다. 소위 사건에는 견적이라는 게 있다. 보통 기간이 나오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
'인터넷 매체' 비하 논란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김 대표는 "뉴스버스 기자들도 다 메이저 언론 출신인데, 본인한테 불리하면 지라시라는 이런 언론관이 대선 후보로서 가질 수 있는 언론관이라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저는 기관장을 할 때도 메이저나 인터넷 매체나 공평하게 다뤘다. 제가 말씀 드린 것은 제발 규모가 작은 인터넷 매체를 공작에 동원하지 말라는 뜻이었다"고 했다.
박 교수는 "배우자를 최초로 인터뷰한 곳이 뉴스버스인데, 그때는 아무 말씀 없으시다가 고발 사주 이런 얘기가 나오니 메이저 언론을 말하는 것 보면 앞뒤가 안맞는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배우자 본인도 전화가 갑자기 와서 답답해서 실수로 말한 것이다. '왜 전화 받아서 쓸데없는 얘기를 했냐'는 얘기도 저희끼리 많이 했다. 제 처가 거기(뉴스버스)에 답변을 한 것은 사실 실수다"라고 대답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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