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회의 친환경차 산업 육성책,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리비안의 기업공개(IPO) 추진 등 영향으로 전기차, 충전소 등 전기차 관련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 전기차 인기 상승이 ‘판매량 증가세’로 확인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된다. 동시에 전기차 관련주 간 ‘주가 차별화’를 통한 옥석가리기도 진행 중이다. 제품을 상용화한 전기차 업체가 많지 않고 충전소 업체 간 경쟁이 심해지고 있어서다.
전기차주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심리는 나쁘지 않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5일 2030년까지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가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50%를 차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영향이 크다. 최근 미국 상원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1조달러 규모 인프라 예산안이 통과되면서 연 소득 10만달러 미만 소비자가 가격 4만달러 미만 전기차를 구매할 때 7500달러를 지원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리비안이 IPO를 추진한다는 소식도 투자심리 개선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된다.
테슬라의 미국 내 판매량도 증가 추세다. 올 상반기 기준 판매량은 21만4111대로 전년 동기(9만8351대)보다 117.7% 급증했다.
반면 ‘전기차 유망주’로 꼽히는 루시드는 전기차를 공식 출시하지 않은 게 발목을 잡고 있다. 시티는 루시드에 대해 “제2의 테슬라가 될 가능성이 있지만 전기차 ‘루시드 에어’의 구체적인 출시 일정이 단기 주가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니오는 중국 기반 전기차업체인 게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다른 충전소 주식들의 주가 흐름은 부진하다. 11만2000개의 전기차 충전소에 충전기와 소프트웨어 등을 공급한 미국 시장 1위 업체 차지포인트(ChargePoint), 급속충전기에 특화된 이브이고(EVgo) 주가는 최근 한 달간 각각 17.48%, 21.01% 떨어졌다. 전기차 성능 개선으로 ‘한 번 충전’ 때 운행할 수 있는 거리가 증가하면서 공용 충전소의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는 영향으로 분석된다. 연간 기준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는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전기차 1위 업체 테슬라가 자체 기술로 ‘슈퍼 차저’라는 충전소를 각 지역에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여파도 작지 않다. 실리콘밸리의 한 벤처캐피털 대표는 “충전소를 통해 광고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지가 업체들의 주가 차별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리콘밸리=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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