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사이시옷 - 권창섭(1981~)

입력 2021-09-12 18:12   수정 2021-09-13 01:17

적을까 지울까 고민하는 동안

사람 하나 저 멀리서 크게 소리친다

둘이 만나는 일이란 다 그런 것이라고

나는 발음된 적도 없었다고

그저 있는 것이

나의 일이라고

시집 《고양이 게스트하우스 한국어》(창비) 中

시옷은 산처럼 홀로 서 있기에도 어느 글자 사이에 끼어 있기에도 적당한 것만 같습니다. 시옷 하나 적었을 뿐인데 두 글자가 하나의 새로운 단어로서 의미를 가질 수 있다니. 시옷 하나를 두고, 시옷의 아름다움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시옷은 ‘사랑’을 부를 때도, ‘사람’을 부르기에도 그 마음을 온전히 발음하기에 부족한 것만 같습니다. 있어도 부를 수 없고 없으면 허전한 사이시옷 같던 때를 문득 떠올리게 되는 월요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 ‘누군가’는 있었던 사람이 아닌 여전히 있는 사람으로 떠올리는 날입니다.

이서하 시인(2016 한경신춘문예 당선자)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