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완성차업체 다임러와 BMW가 반도체 공급난 때문에 선택한 프리미엄 차량의 고가 정책을 계속 유지할 방침이다. 소비자들의 구매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벤츠 모회사 다임러와 BMW는 반도체 수급 상황이 나아져도 프리미엄 모델의 출하량을 제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랄드 빌헬름 다임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수요보다 공급량을 줄여나갈 계획"이라며 "더 비싼 럭셔리카로 개발 전략을 바꿀 것"이라고 했다. 니콜라스 피터 BMW CFO도 "2년 간 가격 결정력을 크게 높일 수 있었다"며 "지금같은 가격 결정력을 유지하기 위해 공급량을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반도체 공급이 원활치 않자 일부 자동차 회사들의 프리미엄 모델 가격이 상승했다. 이전에 자동차 대리점들은 관행적으로 15% 할인해 판매했지만 할인폭이 점차 줄었다. 일부 모델은 권장소비자가격보다 비싸게 팔렸다.
아른트 엘링호스트 번스타인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자동차 평균 할인률이 1% 포인트 줄어들면 제조업체는 200억 달러의 추가 이익을 낼 수 있다. 코로나19 유행 기간 미국과 유럽 시장의 자동차 할인율은 유행 전보다 두배 넘게 줄었다.
가격 정책이 바뀌었지만 소비자 수요는 줄지 않았다. 기업들의 가격 결정력이 이전보다 크게 높아진 것이다. 자연히 수익은 상승했다. 메르세데스의 2분기 수익률은 12.2%다. 코로나19나 디젤 배출 소송 비용을 영향을 받지 않았던 2018년 같은 기간 8.4%보다 증가했다. BMW의 수익률은 같은기간 8.6%에서 16%로 두배 가까이 뛰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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