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피부염 환자 2명 중 1명이 치료에 경제적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아토피연합회는 9월 14일 '세계 아토피 피부염의 날'을 맞아 환자 67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설문은 지난달 13~22일 온라인에서 시행됐다.
설문에 참여한 환자들의 투병기간은 '11년 이상'이 40.5%로 가장 많았다. '7~10년'은 15.6%, '3~7년'은 20.1%였다.
이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치료법은 '바르는 약(국소 치료제·74.6%)'이었다. 항히스타민제(53%), 스테로이드제(37.4%), 전신 면역억제제(9.4%)가 그 뒤를 이었다.
최근 환자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는 최신 표적 치료제에 대해선 '최신 표적 치료제를 써봤거나 현재 처방 중'이라는 답변이 31.1%였다. '써보고 싶었지만 처방을 못 받았다'는 답변은 16.1%, '써본 경험이 있지만 현재는 중단한 상태'는 8.6%였다. 치료 의향은 있었지만 처방받지 못한 가장 큰 이유로는 '보험급여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서'란 답변이 29.7%로 가장 많았다. '치료비 등 경제적 부담이 커서'라는 답변도 24.8%였다.
환자들은 아토피 피부염 치료 외에도 사회생활, 대인관계 등 일상생활에서도 고충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상 속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아토피 피부염 치료 과정'이라는 답변은 32.7%였고, '직장·학교 등 사회생활(22.5%)', '대인관계(19.8%)', '우울·불안 등 정서적 문제(8.6%)' 등이 뒤를 이었다.
경제적 부담도 큰 것으로 확인됐다. 질환 관리 및 치료에 관해 '경제적 부담이 매우 크다'는 답은 18%, '크다'는 답은 35.9%로, 환자의 절반 이상이 경제적 부담을 느꼈다. 특히 투병기간이 11년 이상인 환자의 71.7%가 '매우 크다' 또는 '크다'고 답변해 투병기간이 길수록 경제적 부담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조은 중아연 대표는 "일상생활이 거의 불가능한 중증 환자도 많이 있지만, 아직도 아토피 피부염을 가벼운 피부 질환이나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생긴 질환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인식의 개선이 필요하다"며 "더 좋은 치료제들이 출시돼 환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지고, 보험 기준도 완화돼 환자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치료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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