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파트 붕괴 현장서 신분증 훔친 후 명품 쇼핑한 일당 '검거'

입력 2021-09-13 19:28   수정 2021-09-13 19:43

지난 7월 미국 플로리다주 아파트 붕괴 사고 희생자들의 신분증을 도용한 후 명품 쇼핑을 했던 일당이 검거됐다.

최근 뉴욕타임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검찰은 신분 도용, 사기 공모, 신용카드 불법 거래 등의 혐의를 받는 뱃시 알렉산드라 카초 메디나(30), 로드니 슈트(38), 킴벌리 미셸 존슨(34) 등 3명을 기소했다.

이들 일당은 사고 희생자 중 사망자 5명, 생존자 2명 등 최소 7명의 신원을 사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보도를 통해 희생자들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파악해 대체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하는 치밀함을 보여줬다.

이들은 7월 7일부터 9일까지 28건의 현금 인출을 시도했으며, 이 돈으로 고가의 브랜드 제품을 구입했다. 나아가 희생자를 사칭해 새로 발급한 신용 카드로 BMW 차량을 구매했다. 또한 자신이 플로리다 건물 붕괴 사고의 생존자라고 사칭하며 붕괴한 건물 안에 소지품이 있다고 말하며 대체 신용카드를 발급받고 개인식별번호를 알아내는 등의 수법을 썼다.

경찰은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지 2주가 지난 후 가족의 신고로 이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금융기관으로부터 희생자의 이메일로 대체 신용카드 발급 요청 등이 접수됐다는 확인 메일을 받고 이상한 낌새를 느낀 가족이 경찰에 신고했다.

이들은 이전에도 비슷한 범행을 저질러 체포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을 지휘한 캐서린 페르난데스 런들 지방검사장은 "이들은 98명이 사망한 비극적인 사고를 돈을 벌 기회로 악용하는 일을 저질렀다"며 "사이버 무덤 도굴꾼"이라며 지적했다. 나아가 또한 "다른 희생자 가족들도 신분 도용 피해가 의심되는 경우 수사 기관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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