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14일 GGM이 생산하는 첫 차량 캐스퍼의 온라인 사전 예약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현대차는 이 회사 2대 주주(지분율 19%)로 차량 개발과 판매를 담당한다. 최대주주는 광주시가 출자한 광주그린카진흥원(21%)이다.
GGM은 15일 1호 차 생산 기념식을 열고 본격 생산에 들어간다. 배기량 1000㏄인 캐스퍼는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합리적인 가격(1385만원부터 시작)에 다양한 안전·편의사양을 갖췄다. 현대차는 캐스퍼를 온라인으로만 판매한다. 국내 완성차회사 중 첫 시도다.
지금까지 현대차와 기아는 시도조차 못 했다. 각 회사의 판매노조가 자신들의 일자리가 없어질 수 있다며 완강히 반대한 탓이다. 해외 자동차 브랜드들은 판매 혁신을 이어가고 있는데, 국내 업체만 기득권 노조에 발목이 잡혀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요지부동이었다.
GGM은 임금과 노사관계 측면에서도 파격적이다. 대부분 20~30대인 근로자의 평균 초임 연봉은 3500만원으로 책정됐다. 지난해 현대차(8800만원)와 기아(9100만원) 생산직 평균 연봉의 40%를 밑돈다. 호봉제 대신 시급제를 도입했다.
GGM에는 노조가 없다. 노사 동수가 참여하는 상생협의회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이들은 누적 생산 35만 대가 될 때까지 현재 임금을 올리지 않고 복지 수준도 유지하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그때까지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과 노조 파업이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GGM이 성공한다면 한국 자동차산업의 판이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존 병폐에서 자유로운 새로운 기업이 자리잡으면 비슷한 제조업 모델이 계속 생겨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온라인으로 캐스퍼 사전예약에 참가하며 힘을 실었다.
도병욱/김일규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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