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리되지 못한 플라스틱 중 상당량은 해양 쓰레기가 됐다. 바다에서 잘게 부수어진 플라스틱은 해양 생물들의 먹이가 되고 그 해양 생물들은 다시 인간의 식탁에 오르게 된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현대인이 1주일간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은 신용카드 한 장 무게(5g)에 달하게 됐다. 한 달이면 칫솔 한 개(21g)를 먹는 셈이다. 플라스틱 폐기물은 인류에게 위협 요인이 됐다. 플라스틱 순환경제가 중장기 메가트렌드로 자리잡은 이유다.
플라스틱 순환경제 도입을 위해 유럽은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포장폐기물의 70%를 재활용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내에선 2025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을 20% 감축하고 2030년까지 플라스틱 재생원료 사용비율을 30%로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석유화학업계는 플라스틱 순환경제 사업에서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바이오 플라스틱과 재활용 플라스틱 두 가지 전략을 택했다.
업계에선 5년간 시장점유율이 확대될 제품과 축소될 제품의 차이는 생분해 조건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바이오 플라스틱의 우선순위는 탄소 저감보다도 플라스틱 폐기물 처리에 있기 때문이다. 생분해 플라스틱 중에서도 생분해 조건이 더 쉬운 플라스틱일수록 수요자들의 선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은 2025년까지 36%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 플라스틱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이 3~4%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빠른 편이다. 바이오 플라스틱 중에서도 생분해 플라스틱 시장은 2020년 123만t 규모에서 2025년 180만t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일상생활에서 플라스틱을 분리배출하는 이유는 이런 기계적 재활용을 하기 위해서다. 기계적 재활용은 이미 상업화돼 있어 비교적 적은 투자비용으로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화학적·열적 처리를 최소화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다. 다만 물리적인 형태만 바꿀 수 있어 오염도가 높은 플라스틱을 재활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재활용을 거칠수록 품질이 낮아지는 현상도 발생한다.
화학적 재활용은 기계적 재활용의 단점을 보완할 대안으로 떠오른 방법이다. 고분자 형태인 플라스틱을 화학적 반응을 통해 단량체 등의 형태로 바꾸는 작업을 뜻한다. 화학적 재활용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식은 열분해다. 말 그대로 열을 가해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방법이다. 플라스틱은 열을 흡수하면 가스, 오일, 기타 잔류물 등으로 분류가 된다. 열분해 처리시간과 온도 등을 조절하면 다양한 제품군을 뽑아낼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화학적 재활용 시장은 2020년 90만t에서 2030년 410만t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계적 재활용은 지난해 1200만t에서 2030년 1590만t으로 소폭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