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진안에서 공업용 고무줄에 입이 묶인 채 발견됐던 백구가 사료 섭취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탈진과 탈수 증세가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고무줄 악마'로 공분을 산 학대범을 찾기 위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동물보호 단체인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지난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백구의 소식을 알렸다. 현재 백구는 비글구조네트워크와 연계된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황이다.
비글구조네트워크는 "백구는 일주일 넘게 사료 한 톨, 물 한 모금도 먹지 못해서 탈진과 탈수증세가 심했다"며 "콩팥에 큰 무리가 되어 결국 신부전증으로 몸 상태가 심각하게 망가져 있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배가 너무 고픈 백구는 사료를 먹고 싶어 하지만 입안이 심하게 부어서 교합되지 않아 주둥이 옆으로 사료가 모두 새어 나와 자가섭취가 불가능하다"며 "우리는 백구가 지금의 힘든 상황을 이겨내길 바라는 마음으로 황제라는 새 이름을 선물해 주었다"라고 했다.
이어 "황제에게 고통을 주고 생명을 버린 학대범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면서 "비글구조네트워크는 해당 동물 학대 제보를 받아서 반드시 학대범을 찾아내 정당한 처벌이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김세현 비글구조네트워크 이사도 1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처음 백구를 발견했을 때 고양이 사료와 물을 줬는데 입이 아픈 백구는 사료는 먹지 못하고 물만 허겁지겁 마셨다"라며 "(입 주변이) 헐었고 물을 먹는데도 물이 다 피로 물들 정도로 피가 많이 났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통 유기견을 구조했을 때 목 끈까지 매달린 상태로 유기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며 "백구가 학대를 당해 묶여 있다가 탈출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백구는 지난 12일 낮 12시 20분께 한 행인에 의해 발견됐다. 발견 당시 입 주변이 공업용 고무줄로 묶여 있던 탓에 수많은 네티즌이 학대범을 찾아야 한다며 분노한 바 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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