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임금 급등했지만…인플레이션으로 오히려 ‘마이너스’

입력 2021-09-15 15:47   수정 2021-09-15 16:10


미국의 구인난으로 기업들이 제시하는 임금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지만 막상 미국 근로자들이 손에 쥐는 실질임금은 줄어들었다.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특히 저소득층에 인플레이션이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애틀랜타연방은행과 노동부 자료를 인용해 미국인들의 지난달 실질임금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줄어들었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명목임금에 인플레이션을 반영하면 실질임금이 된다.

미 기업들이 앞다투어 임금 인상에 나서고 있는 현실과는 상반된 결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은 창고, 운송 담당 근로자 12만5000명을 추가 고용하고 평균임금을 시간당 18달러로 인상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앞서 월마트 등 유통기업들과 패스트푸드 기업 등도 시급을 올렸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임금 상승 효과를 상쇄하다 못해 갉아먹는 결과를 낳았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상승했다. 전달인 7월(5.4%)보다는 소폭 둔화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가장 큰 피해자는 저소득층이라는 분석이다. 저소득층이 주로 영위하는 단순근로 수요가 늘면서 시급도 가파르게 뛰었지만 인플레이션으로 생활비 부담도 커졌다. 저소득층(하위 25%)의 지난달 명목임금 상승률은 2002년 이후 19년 만에 최대폭인 4.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고소득층(상위 25%)의 임금 상승률(2.8%)을 능가했다.

그러나 식료품비, 연료비, 집세 등도 모두 오르면서 저소득층의 임금 상승분으로는 해결이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 달걀, 육류 등 단백질 식품의 가격은 지난해부터 연 8% 이상 오르며 ‘프로틴플레이션’(프로틴+인플레이션) 사태를 빚고 있다. 엥겔지수(가계 지출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가 높은 저소득층에 타격이 큰 이유다. 같은 기간 휘발유 가격은 연 11% 상승했다. 원격근무가 불가능한 현장 업무에 주로 종사하는 저소득층은 휘발유 소비량이 많다. 집세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WSJ는 “임금은 올랐지만 미국인들은 근근히 살아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평가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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