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걸음 뛰다보면 허공으로 '부웅'…공포가 희열로 바뀌는 짜릿한 순간

입력 2021-09-16 17:15   수정 2021-09-17 01:35


“무서워도 앞만 보고 뛰세요. 어느 순간 날아올라 있을 테니까.”

경기 양평 유명산 해발 865m 패러글라이딩 비행장. 10㎏에 달하는 묵직한 장비를 매고 벼랑 쪽을 향하니 오금이 저렸다. 바로 앞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 머릿속이 잠시 하얘졌지만 힘차게 두 발을 굴렀다. 열 발걸음쯤 뗐을까, 단단한 지면 대신 시원한 바람이 발끝을 스쳤다. 발밑으론 유명산을 수놓은 억새가 춤췄다.

패러글라이딩은 약간의 용기만 내면 새가 된 듯한 체험을 해볼 수 있는 액티비티다. 전문 강사와 함께 타기 때문에 안전하고, 상공에서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 비교적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높은 산악 지형에서 주변 풍광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것도 큰 매력이다.

이날 패러글라이딩을 체험한 양평 유명산 지역에는 전문 업체가 여러 곳 있다. 서울에서 가깝고, 높은 지대에 있어 비행시간이 긴 게 장점이다. 단 패러글라이딩 업체에서 비행장까지는 비포장 산길을 25분가량 올라가야 한다. 4륜구동 트럭을 타고 구불구불한 산악 지형을 오르는 것이 걱정도 됐지만, 막상 타보니 ‘오프로드 체험’이라는 색다른 재미를 줬다.

절벽에서 뛰어올라 낙하산을 펼치고 나면 감동은 더 커진다. 산의 푸른 자태와 파란 하늘이 어우러진 모습이 장관이었다. 저 멀리 서울 잠실 롯데타워도 보였다. 날씨가 좋으면 인천 앞바다까지 한눈에 들어온다고 한다. 경치가 조금 익숙해졌을 무렵, “더 재밌는 것 해볼까요?”란 말이 들려왔다. 기체를 흔들자 낙하산과 몸이 젖혀지더니, 원을 그리며 빠르게 아래를 향해 내리꽂기 시작했다. 빙글빙글 돌면서 1초에 10m 급강하하는 ‘스파이럴’ 기술이다. 몸의 평형이 맞지 않아 어지러운 듯하면서도 롤러코스터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짜릿함이 느껴졌다. 반대로 대류를 타고 빙글빙글 위로 올라가는 기술이 ‘소어링’이다. 이렇게 바람을 타면 해발 4000m까지도 올라갈 수 있다고 한다. 낙하산이 다시 자리를 잡자 곧 하강장이 발밑으로 보였다. 15분의 비행시간은 찰나처럼 느껴졌다.

아쉬움이 남는다면 취미로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하루 6시간 기준 3일 정도 교육받으면 강사 도움 없이 혼자 탈 수 있다. 기류를 잘 타면 몇 시간씩 비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계절마다 바람과 풍광이 달라 질리지 않고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권창진 패러러브 팀장은 “패러글라이딩의 매력을 한마디로 꼽자면 ‘자유’”라고 말했다.

양평=정소람/최진석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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