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업이 직원 1인 당 월평균 노동비용으로 540만8000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연도 대비 1.3% 증가해 2009년 0.5% 인상 이후 최저 수준의 상승률이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기업들이 기본급 인상을 자제하고 상여금·성과급을 10.6% 줄이는 등 긴축을 하면서 이런 결과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4대보험 등 법정비용은 4.2%가 늘어나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고용노동부는 16일 상용근로자 10인 이상 규모의 기업체를 대상으로 근로자 고용 시 발생하는 총비용을 조사한 결과인 '2020 회계연도 기업체 노동비용'을 발표했다.
노동비용이란 회사가 상시근로자 1명에게 지출해야 하는 총 금액을 말하며, 직접노동비용(고정 급여, 초과수당, 상여금, 성과급)과 간접노동비용(퇴직금, 4대보험 등 법정비용, 복지비, 채용 및 교육비) 등으로 구성된다.
2020년에 시작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숙박 및 음식점업이나 여가 관련 서비스업 등에서 노동비용이 줄어든 것이 낮은 상승률의 배경을 이뤘다. 숙박 및 음식점업은 노동비용이 324만원으로 전년대비 4.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기업들은 고정급 인상을 최소화하고 성과급이나 상여금은 줄여 인건비를 긴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 노동비용은 428만4000원으로 전년대비 0.8%가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 중 고정 및 초과급여는 360만3000원으로 전년보다 3.1% 증가했지만, 상여금 및 성과급은 65만4000원으로 10.6%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기업들이 사정에 따라 긴축이 가능한 성과급부터 손을 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간접노동비용은 월평균 112만5000원으로 전년 대비 3.2%(3만5000원) 올랐다. 이 중 4대보험을 나타내는 '법정 노동비용'은 4.2%가 늘어 1인당 월평균 39만8000원을 지급했다. 이는 전년 대비 국민연금 5000원, 건강보험료 8000원, 고용보험료 6000원이 증가한 게 상승의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기업들은 간접노동비용을 줄이기 위해 교육훈련비용이나 채용관련 비용은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도 식사비, 교통송신비, 자녀학비보조비 등 복지비용에도 전년 보다 4.6%(1만원) 오른 23만4000원을 낸 것으로 밝혀졌다.
기업 규모별로 분석할 경우 300인 미만 사업장이 455만6000원을 기록했고, 300인 이상 기업이 647만7000원으로 나타났다. 고용부는 "300인 미만 기업의 노동비용은 300인 이상 기업의 70.3%"라며 "전년도 68.2%보다 규모 차이가 2.2%p 줄었다"고 설명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다소 완화됐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업종별로 노동비용을 분석한 결과 금융 및 보험업이 1인당 월평균 982만7000원으로 가장 높았다. 반대로 사업시설관리나 임대 서비스업은 296만2000원으로 가장 낮았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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