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노동규제·원자재값 '3중고'…산단 휴·폐업 기업 3년새 4배 급증

입력 2021-09-17 16:17   수정 2021-09-18 00:57

국내 제조업의 중심축인 산업단지에서 휴·폐업 기업이 3년 만에 4배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촉발된 내수 경기 침체에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최저임금 급등, 원자재 가격 급등 등의 영향으로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제조업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관리하는 64개 산업단지에서 발생한 휴·폐업 기업 수는 2017년 175곳에서 2020년 711곳으로 3년 만에 4배로 증가했다. 휴·폐업 기업은 2018년 224곳에서 2019년 449곳으로 2배로 늘어난 뒤, 2020년 711곳으로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7월 현재는 368곳으로 작년에 비해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올 들어 휴업이 급증해 폐업도 연말까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올 들어 7개월간 휴업한 기업은 61곳으로 작년 한 해 휴업 기업(9곳)의 6.7배 수준이다.

산단별로는 전국에서 중소기업이 가장 많이 몰린 수도권 3대 산단인 시화·남동·반월국가산단과 영세 기업이 많은 서울디지털국가산단에서 휴·폐업이 급증했다. 인천 남동국가산단 휴·폐업 기업은 지난해 97곳으로 전년(30곳) 대비 3배 이상 증가했고, 경기 반월·시화국가산단 역시 지난해 각각 148곳, 129곳을 기록해 전년 대비 76%, 60% 급증했다. 지난 3년간 휴·폐업이 가장 증가한 곳은 남동국가산단으로 2017년 15곳에서 2020년 97곳으로 6배로 늘었고, 같은 기간 서울디지털·시화국가산단 등도 4~5배 증가했다.

시화·남동·반월산단엔 자동차, 조선, 가전, 석유화학, 기계 등 업종의 국내 대기업에 납품하는 2~3차 협력사 2만7000여 곳이 몰려 있다.

산단 입주기업은 대부분 중소 제조업체로 최저임금 급등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커진 데다 주 52시간제 시행에 앞서 기존 2교대 근무를 3교대로 전환하면서 납기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소기업 사장은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원자재 가격이 크게 뛰었지만 원청업체 납품가격은 오르지 않아 중소기업은 매출이 생겨도 이익이 남지 않은 구조”라고 지적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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