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 '티딜(T deal)'은 상품을 무조건 인터넷 최저가보다 싸게 판매한다. 만약 다른 커머스에 티딜보다 더 싼 사례가 나오면 상품 판매를 중단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워낙 저렴하게 가격을 책정해 판매 중단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렇게 싸게 파는데도 매출이 쑥쑥 증가하고 있다. 작년 4월 출시한 티딜은 그해 4~12월 거래액이 178억원이었으나, 올 상반기만 370억원으로 늘었다. 추석 선물 기간인 이달 17~23일 거래액은 작년 추석(9월 17~23일)의 약 4배로 뛰었다.
티딜 사업을 총괄하는 이재원 SK텔레콤 광고사업담당 겸 인크로스 대표는 1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AI 기반 문자 커머스'라는 세계 최초 시도가 시장에서 통한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올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내년은 올해보다 2배 이상 판매액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인크로스는 SK텔레콤 자회사로 티딜 사업을 운영한다.
티딜은 AI, 빅데이터, 문자메시지, 공동구매가 결합된 독특한 형태의 커머스다. 기본적으로는 SK텔레콤 고객 전용 플랫폼이다.
티딜은 2900만 여명 SK텔레콤 고객의 성별, 연령, 성향 등 빅데이터를 AI로 분석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를 통해 개인별로 구매 가능성이 높은 상품의 광고를 문자로 보낸다.
이 담당은 "SK텔레콤의 빅데이터가 풍부하고 AI 분석 역량이 강해 문자를 받은 고객의 구매율이 높다"며 "티딜 구매 이력은 다시 빅데이터에 추가되니 AI 커머스 성능이 계속 향상된다"고 말했다.
판매 업체 입장에선 사전에 대량 판매를 어느 정도 담보 받을 수 있고 마케팅 비용이 들지 않아 물건을 싸게 공급할 수 있다. 일종의 '공동구매' 효과다. 인터넷 최저가보다 저렴하게 파는 게 가능한 이유다.
티딜은 최근 서비스 개선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3일 '선물하기' 기능을 추가한 것이 대표적이다. 티딜에서 판매되는 상품을 다른 사람에게 선물할 수 있는 기능이다. 선물을 받는 대상은 SK텔레콤 고객이 아니어도 상관 없다. 추석 선물 기간 판매량이 4배 급증한 데는 선물하기의 역할이 컸다는 게 SK텔레콤 설명이다.
회사는 티딜을 통해 중소기업·소상공인과의 상생도 실천하고 있다. 이 담당은 "티딜에서 취급하는 2000여 개 상품 가운데 절반 이상이 중소기업, 소상공인 제품"이라며 "시중에 덜 알려졌지만 경쟁력이 높은 소상공인 제품을 발굴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티딜을 통해 돈팡의 한돈 돼지고기, 브라더팜의 장어, 인프라텍의 차량용 스마트폰 거치대, 케이마스크의 방역 마스크 등이 큰 인기를 끌었다.
이 담당은 "AI 분석 성능을 고도화하는 한편 상품 리뷰, 라이브커머스 등 새로운 기능 및 서비스를 계속 추가해나갈 것"이라며 "티딜을 통해 커머스의 AI 전환이라는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어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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