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겨울 공급 부족이 현실화할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면서다.
지난 17일 기준 미국의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1BTU(열량단위)당 5105달러로 마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 보도했다. 전날 발표된 천연가스 저장량은 1년 전보다 16.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2014년 초 눈폭풍이 미 전역을 강타했을 당시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미 증시에선 에너지 관련 종목의 주가가 크게 상승하고 있다. 에너지는 이달 S&P500지수에서 가장 많이 뛴 업종으로 분류됐다.
컨설팅업체인 RBN 에너지의 린제이 슈나이더 애널리스트는 “겨울철에 대비해 천연가스 재고를 충분히 확보해야 하는데 지금으로선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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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 가격 상승은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에도 작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영국에선 가스 요금이 급등하면서 대형 비료 생산공장 두 곳이 최근 문을 닫았다.
BBC 방송은 “가스 가격 급등으로 가금류 도살에 사용되는 이산화탄소가 부족해졌기 때문에 육류 공급마저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전했다.
영국 내 가스 도매가격은 올해 초 이후 250%, 8월 이후 70% 상승했다. 영국의 가스 수입 비중은 60%에 달한다. 콰지 콸텅 기업부 장관은 이와 관련해 에너지 업계 관계자와 규제 당국자들을 잇따라 만나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섰다.
가디언은 소형 에너지 공급 업체의 파산이 이어지고 있어 연초만 해도 70개였던 기업 수가 올 겨울엔 10개 정도로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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