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 발표했던 11.19 전세 대책의 상반기 실적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공공 임대와 비주택 공실 리모델링 등 올 상반기까지 공급하기로 한 물량이 전국 4만 9000여 가구였으나, 채 절반도 달성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은 20일 논평을 통해 "정부의 헛발질이 계속되는 동안, 국민 고통만 늘어났다"고 비판했다.
양 대변인은 "대책 이후 전셋값이 잡히기는커녕, 전국의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평균 2.26%에서 8.13%로 3배 이상 뛰었다고 한다. 그야말로 '폭망'이다"라며 "모텔을 리모델링해서 청년에게 임대주겠다는 정책이 전세난을 해결해 줄 거라 진지하게 믿는 이는 애초에 文 청와대 빼곤 없었다. 11.19 대책이 시행된 건 결국 벌거벗은 임금님의 고집을 아무도 막지 못했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건 양질의 아파트 전세 공급인데, 다세대나 오피스텔, 하물며 모텔을 개조해서 공공임대주겠다는 대책이 약발이 먹힌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 아니겠나"라며 "원인 분석부터 잘못된 정책실험이 실패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문제는 그게 27번째이고, 그만큼 국민 고통이 늘어났다는 점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급 틀어막고 엄한 대출만 때려잡던 결과가 부동산 가격 폭등이었고, 여기에 ‘집주인 골탕 먹이기’ 임대차 3법이 전세 물량마저 줄여버렸다"면서 "처음부터 원인은 잘못된 정책에 있었고, 문재인 정부의 책임이었다"라고 말했다.
양 대변인은 "부동산 지옥도를 끝내기 위해선 잘못된 정책을 폐기하는 것이 첫걸음이다"라며 "임대차 3법과 같은 부동산 악법을 폐지하고, 부동산 규제 완화를 통해 민간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 해결책이다. 본인들이 만든 악법은 임기 말 스스로 결자해지하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한국부동산원이 아파트값 통계 표본을 확대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 시세는 한 달 만에 9억2천813만 원에서 11억930만 원으로 19.5% 올랐다.
경기도의 평균 아파트값은 6월 4억7천590만 원에서 지난달 5억7천498만 원으로 20.8% 급등했다.
서울에서 아파트 전세난이 심화하면서 지난달 반전세 등 월세를 낀 임대차 거래가 최고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임대차 계약(계약일 기준)은 총 1만2천567건으로, 이 가운데 월세가 조금이라도 낀 계약은 39.4%(4천954건)를 차지했다. 이는 전달(35.5%·7월)보다 3.9%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치다.
임대차 3법은 지난해 7월 전셋값을 급등시킬 거라는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180석 여당이 세입자 보호를 한다며 추진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마저 건너뛰며 강행한 법안이지만 집값, 전셋값 폭등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시장의 흐름을 법으로 규제할 수 있다고 믿었던 여당의 정책 실패로 집 없는 서민들은 월세살이 '벼락거지'로 전락하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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