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집권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시의 여성 공무원에게 출근 금지령을 내렸다.
19일(현지 시간) BBC 방송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함둘라 노마니 카불 신임 시장은 시 여성 공무원에게 집에서 머물라고 지시했다. 노마니 시장은 "여성의 안전이 보장되는 상황이 될 때까지 여성 공무원은 출근하지 못할 것이며 그 기간 월급이 지급될 것이다"이라고 말했다.
다만 노마니 시장은 "여성 공무원 중 남성이 대신할 수 없는 업무를 맡은 이들은 계속 근무하게 될 것"이라며 "예를 들어 남자들이 갈 수 없는 여성 화장실에서는 여자들이 일을 한다"고 말했다.
카불시 공무원은 약 3000명이며, 이 중 여성은 3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이 같은 명령으로 790여명의 여성은 이날부로 일을 못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탈레반은 재집권 후 여성의 교육과 취업을 허용하는 등 여성의 권리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여성의 권리를 탄압하는 정책이 잇따르고 있다. 사립대 여학생들은 니캅, 아바야 등을 착용해 눈을 제외한 전신을 가려야 한다. 남학생들과는 커튼 등으로 공간을 분리해 수업을 받아야 한다. 얼굴과 몸이 드러날 위험이 있다며 여성의 스포츠 경기도 금지했다.
한편 탈레반은 최근 여성부를 폐쇄하고 여성부가 쓰던 청사 건물에 권선징악부를 설치했다. 권선징악부는 탈레반 과거 통치기(1996~2001년)에 억압적인 이슬람 율법 해석을 집행했던 기관이다. 이달 초 아프간 여성들은 거리에 나와 여성 인권을 보장해달라는 시위를 벌였지만, 탈레반에 의해 시위대는 해산됐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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