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IB업계에 따르면 쓱닷컴은 국내외 증권사를 대상으로 주관사 선정 프레젠테이션을 마무리했다. 국내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대신증권, 외국계 증권사는 씨티글로벌마켓증권, JP모간, 크레디트스위스(CS) 세 곳이 경쟁 프레젠테이션에 참여했다.
이 중 다수가 10조원 안팎의 기업가치를 제시했으며 15조원대를 제시한 곳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의 지난해 연간 총 거래금액(GMV)의 4~5배를 적용한 것이다.
증권가는 신선식품 배송업체 오아시스의 상장 주관을 맡고 있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이해상충 문제로 이번 경쟁에서 불리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기존 빅3 중에선 미래에셋이 유리한 고지에 있다는 평가다. IB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이 오아시스를 직접적 경쟁 상대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한투와 NH에 기회가 돌아갈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KB증권은 마켓컬리 주관사 선정 입찰에 참여한 유일한 증권사로 플랫폼 기업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카카오뱅크를 성공적으로 상장시켰고 토종 앱스토어 원스토어 등의 주관 계약을 따내면서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삼성증권은 2018년 새벽배송업체 마켓컬리와 상장 주관 계약을 맺었으나, 올초 해지된 이후 이해충돌 문제는 해소됐다.
쓱닷컴은 참신한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는 증권사에 가점을 부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입찰제안요청서(RFP)에 최근 인수한 이베이와 이마트 3사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쓱닷컴이 단독으로 상장했을 때와 이베이와의 합병 후 덩치를 키워 상장했을 때 기업가치를 비교 분석해달라는 질문도 담겼다. 크래프톤 이후 가장 난도가 높은 제안서였다는 게 IB업계의 반응이다. 쓱닷컴의 지난해 연간 거래액은 약 4조원이다. 이마트가 3조4000억원에 인수한 이베이코리아의 거래액은 20조원으로 쓱닷컴과 더하면 24조원 규모다.
쓱닷컴은 다음달 주관사를 선정해 개별 통보할 계획이다. 거래소가 시가총액 1조원이 넘으면 누적 적자 규모가 커도 상장할 수 있도록 허용해주는 ‘유니콘 요건’을 신설한 만큼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목표로 상장을 추진할 전망이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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