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개발자(프로그래머)였던 김재훈 유펜솔루션 대표(사진)는 소수 업체가 독점하고 있는 ‘웹크롤링 기술’을 대중화해야겠다는 생각에 2018년 회사를 창업했다. 국내에 많은 웹크롤링업체가 있지만 클라우드 기술을 기반으로 대중에 웹서비스를 해주는 곳은 이 회사가 유일하다.
보통 일반 기업이 웹크롤링 서비스를 받으려면 전문 개발자를 동원해 별도의 프로그램을 제작해야 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웹크롤링 서비스 ‘스파이더킴’을 활용하면 코딩을 배울 필요 없이 마우스 클릭 몇 번으로 몇 초 만에 전 세계 데이터를 수집·분석할 수 있다. 구독형 요금제(월 15만~50만원)로 기존 프로그램 제작·설치 비용(400만~500만원)에 비해 가성비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리서치회사인 가트너는 지난 6월 “미래에 꼭 필요한 웹크롤링 기술을 가장 쉽게 소비자에게 전달한 제품”이라고 호평했다.
이 회사가 기업 고객에 맞게 설계한 ‘맞춤형 서비스’도 인기다. 최근 한 글로벌 대형 식품업체는 유펜솔루션에 의뢰해 국내 배달앱에 나온 18만 개 음식점의 메뉴·매장 정보를 웹크롤링해 자사 제품의 마케팅 정보로 활용했다. 당초 세계 유수의 웹크롤링업체에 의뢰해도 불가능한 작업이었지만 유펜솔루션의 독보적인 모바일앱 정보 수집 기술로 가능했다. 국내 한 대기업은 최근 코로나19로 닫혔던 하늘길이 다시 열리자 세계 40~50개 항공사, 200~300개 노선의 항공권을 시기·좌석·신용카드 할인별로 최저가를 실시간 비교할 수 있는 시스템을 유펜솔루션을 통해 구축했다.
이 회사의 강점은 데이터 수집량과 속도다. 김 대표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을 통해 전 세계 1만개 이상의 웹사이트 유형과 구조를 학습해 보통 데이터 1만 건 수집에 1분도 안 걸린다”며 “자체 조사 결과 미국 최대 웹크롤링업체보다 속도 면에서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내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내년 매출 목표를 올해의 6배 수준인 수십억원 규모로 예상했다.
김 대표는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 활용 기술을 개발해 우리나라가 데이터 강국으로 발전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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