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주차장에 숨어 있다가 혼자 쇼핑 온 여성만 노려 강도를 시도한 4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는 강도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47)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월17일 오후 8시께 서울 서초구의 한 백화점 지하주차장에서 혼자 쇼핑을 온 30대 여성 B씨를 상대로 금품을 훔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당일 수 시간동안 범행 대상을 물색하던 A씨는 오후 7시께 혼자 쇼핑 온 B씨를 발견하고, B씨가 쇼핑을 하는 사이 그의 차량 주위에 숨어 기다렸다.
1시간 뒤 쇼핑을 마친 피해자는 승용차로 돌아와 운전석에서 잠시 휴대전화를 봤다. 그 사이 A씨는 잠기지 않은 뒷좌석에 뛰어들어 "소리치면 죽는다"고 협박했다.
A씨는 직접 만들어 온 '케이블 타이 수갑'으로 피해자의 손을 묶고 범행하려 했지만 피해자가 문을 열고 도망가면서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경찰 조사에서 그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범행을 계획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백화점을 이동해가며 범행 대상을 찾았고,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할 도구를 제작해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백화점 지하주차장에서 피해자 차량에 기습 침입해 범행수법이 대담하다"면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1심 선고가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범행에 취약한 여성을 범행 대상으로 정하고 범행도구를 미리 제작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했고, 그 수법도 대담하다. 피해자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는데도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범행이 미수에 그치고 원심에서 300만원을 공탁한 점, 부양할 가족이 있다는 피고인의 주장 등 유리한 정상을 참작해도 1심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