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여전한 2030 '패닉바잉'…서울 아파트 10채 중 4채 샀다

입력 2021-09-23 17:19   수정 2021-09-23 23:39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자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20~30대의 아파트 ‘패닉바잉(공황 매수)’이 계속되고 있다. 전세난으로 작은 집이라도 마련하려는 30대 이하가 40대를 제치고 ‘큰손’이 됐다는 분석이다.

23일 한국부동산원의 월별 아파트 거래 현황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신고일 기준) 3만4045건 중 매입자가 30대인 경우는 1만2550건으로 36.9%를 차지했다.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많았다. 30대에 이어 40대가 26.2%, 50대 15.5%, 60대 8.8%, 70대 이상이 5.6%를 기록했다. 20대 이하(5.0%)를 더하면 30대 이하(41.9%) 젊은 층이 올해 서울 아파트 10채 중 4채를 사들인 셈이다. 30대 이하의 거래 비중은 2019년 31.8%에서 지난해 37.4%로 높아졌고, 올해 7월까지 41.9%로 올라갔다.

경기와 인천의 분위기도 비슷하다. 경기는 올 들어 7월까지 아파트 거래 12만4391건 가운데 35.8%가 30대 이하 매입 거래였다. 2019년(28.6%)과 지난해(30.4%)에 이어 올해 35% 선을 넘어섰다. 인천은 올해 거래 3만3524건 중 32.6%를 30대 이하가 차지했다. 작년에는 30대의 거래 비중이 22.7%로 40대(29.9%)보다 7.2%포인트 낮았지만 올해는 30대(26.4%)가 40대(24.3%)를 추월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 집값이 뛰니 경기와 인천에서도 저평가된 아파트를 찾으려는 수요가 이어지는 것”이라며 “전세난이 지속되자 작은 집이라도 장만하려는 수요가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했다.

서울과 경기지역에 거주하는 30~40대 무주택자가 집을 장만하기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신용평가기관 코리아크레딧뷰로가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30~40대 무주택자는 주택가격 상승으로 인한 담보인정비율(LTV) 제약으로 주택시장에 진입할 여지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30~40대 무주택자는 주택 구매 욕구가 있지만 시장 진입은 어려운 상태”라며 “서울 무주택자의 괴리감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혜인/장현주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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