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언·모욕에 실적 압박까지···IT업계 직장 갑질 심각 수준

입력 2021-09-23 17:34   수정 2021-09-23 17:36



[한경잡앤조이=강홍민 기자] IT 기업 내 갑질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21일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판교 IT 사업장 직장 내 괴롭힘 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IT갑질신고센터를 운영, 제보를 받았다.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한 달 동안 접수된 제보는 총 21건이다. 이중 폭언·모욕 9건, 실적 압박 7건, 업무배제 등 기타 5건이다.

IT기업에서의 폭언 모욕은 심각했다. 한 제보자는 업무에 투입되자마자 괴롭힘이 시작됐다고 토로했다. 제보자는 “상사가 ‘XX, 니가 아는 게 뭐야. XX, XXX. 대답하라고’ 등의 폭언을 했다”며 “계속되는 상사의 폭언에 다른 직원들도 저를 투명인간 취급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보자는 부서장의 갑질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제보자는 “부서장이 ‘내 말이 무조건 정답이야’, ‘맘에 안들면 중이 절을 떠나라’며 소리 지르고 비난했다”고 말했다.

실적 압박을 통한 괴롭힘도 있었다. 한 제보자는 사업기간이 2년인 프로젝트를 3개월 내 종료하라는 압박을 받았고, 기간 내 하지 못해 저성과자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를 때려 치워’, ‘화장실 갈 때도 보고하고 가’라는 말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업무배제와 해고 사례도 있었다. 한 제보자는 “사적 친분으로 입사한 팀장이 직원들을 괴롭혔고, 문제를 제기해 팀장이 다른 곳으로 발령나 새 팀장이 왔다”며 “새 팀장이 저의 업무를 배제했고, 조직에 불만이 많은 사람과 같이 일할 수 없다고 팀을 떠나라고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보자는 부서장의 지속적인 심리적·신체적 괴롭힘으로 우울증, 신경쇠약 등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었다고 토로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15일 네이버, 카카오, 넥슨코리아, 넷마블,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엔씨소프트 등 주요 IT기업 경영자들에게 기업 내 갑질문화 개선을 촉구했다.

직장갑질119 김유경 노무사는 “1990년대 후반 이후부터 벤처정신을 무기로 단시일내 급성장한 주요 IT기업들은 ‘성과중심’과 ‘경쟁 지상주의’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왔다”며 “IT기업들이 ‘경쟁에서 뒤지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다는 이유’로 지금처럼 직장 내 갑질 문제를 방치한다면 노동자들의 고통이 심각해지는 것은 물론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khm@hankyung.com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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