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값 13년 만에 최고가 찍나…서울서 집 산 2030, 절반은 갭투자 [식후땡 부동산]

입력 2021-09-23 13:00   수정 2021-09-23 13:06


아파트값이 고공행진 하면서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다세대·연립주택)에 몰리고 있습니다. 12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지난해 빌라 매맷값 상승률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최근 1년여 동안 서울에서 집을 산 2030세대 중 절반 이상이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수하는 ‘갭 투자’를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20대는 갭 투자 비율이 70%를 웃돌았습니다. 집값이 빠르게 오르면서 불안해진 젊은 층이 자금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주택 구입에 나서고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오늘도 부동산 관련 뉴스를 전해드리겠습니다.

◆빌라 매맷값, 최고치였던 작년 뛰어넘나

첫 번째 뉴스입니다. 빌라값 상승세가 가파릅니다.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전국 연립주택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4.66%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인 2.61%를 훌쩍 넘어선 수준입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전국 빌라 매맷값 상승률은 지난해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 전국 빌라 매맷값 상승률은 6.47%였는데, 이는 2008년 기록한 7.87%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었습니다.

아파트 매맷값이 치솟으면서 내 집 마련을 위한 수요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에 몰린 데 따른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또 아파트 전셋값이 빠르게 치솟으면서 빌라 전세 수요가 늘자 빌라 전셋값도 함께 폭등했고, 매맷값과 전셋값이 비슷해지자 ‘차라리 사는 게 낫겠다’는 수요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주택 구입 자금 없으니 ‘갭 투자’라도

2030세대 절반 이상이 ‘갭 투자’로 집을 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서울 지역 주택 매수자들이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자금조달계획서 19만3974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 기간 서울에서 집을 산 20~30대 6만3973명 가운데 기존 세입자 임대보증금을 떠안은 사람은 3만3365명으로 52.2%를 차지했습니다. 20대는 갭 투자 비율이 71%나 됐고, 30대의 갭 투자 비율은 49%였습니다.

아파트값이 빠르게 치솟으면서 ‘지금이 아니면 사기 어렵다’라는 인식이 퍼지자 젊은 층들이 부족한 자금에도 갭 투자 등을 통해 무리하게 주택 구입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전셋값 평당 1억원 이상 아파트 속출

서울에서 3.3㎡당 평균 전셋값이 1억원을 넘는 아파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경제만렙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힐스테이트1단지’ 전용 31㎡는 지난달 5일 12억6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습니다. 3.3㎡당 전셋값으로 환산해보면 1억3264만원에 달합니다. 강남구 청담동 '브르넨 청담'(1억671만원),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1억201만원) 등에서도 3.3㎡당 1억원을 넘는 전세 계약이 이뤄졌습니다. 강북권에서는 성동구 성수동1가 '트리마제'(9984만원)가 3.3㎡당 전셋값이 1억원에 육박했습니다.

지난해 7월 말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등을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이후 전세 물량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고가 전세 거래가 속출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여기에 강남 등은 정주 여건과 교통 환경이 탁월한 곳은 평균을 웃도는 가격에 전세 거래가 이뤄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부동산 시장서 이어지는 2030 패닉바잉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2030세대의 패닉바잉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올 들어 7월까지 거래된 아파트 10가구 중 4가구를 2030이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월별 아파트 거래 현황에 따르면 올 1~7월 서울 아파트 매매 3만4045건 가운데 매입자 연령이 30대인 경우는 36.9%(1만2550건)로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많았습니다. 5.0%인 20대 이하까지 합치면 이 비율은 41.9%로 높아집니다.

집값 상승이 이어지면서 조급해진 30대가 기존 주택 시장을 주도하던 40대를 제치고 아파트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른 것입니다. 40대는 26.2%로 30대의 뒤를 이었습니다.

식후땡 부동산은 한국경제신문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에서 '오디오'로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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