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만에 고국땅 밟은 6·25 용사 68인…유족들 눈물 속 봉환식

입력 2021-09-24 00:32   수정 2021-09-24 00:33

6·25 전쟁의 국군 전사자 유해 68구가 70년 만에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정부는 23일 오후 9시30분께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라는 이름으로 국군전사자 유해 봉환식을 열었다. 유해 하기, 유해 운구 및 임시안치, 국민의례, 분향 및 참전기장 수여, 묵념, 유해 운구, 유해 전송 순으로 이뤄졌다. 유해를 운구할 때는 국방부 의장대 호위병과 기수단이 도열해 용사들을 기렸다.

이번에 봉환된 국군 전사자 유해는 모두 한국전쟁 당시 미군과 함께 카투사 등으로 북한 지역에서 싸우다 숨진 전사자들이다. 이후 북한 지역 유해발굴 작업을 통해 미군 유해와 섞여 미국측에 전달됐다가 한국군 유해로 분류돼 다시 고국에 돌아오게 됐다.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 참석 및 유해 인수식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뒤 유해와 함께 도착했다. 도착 직후 최고의 예우를 갖춰 봉환식을 주관했다. 문 대통령이 국군 전사자 유해 봉환식을 주관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봉환식에는 문 대통령 부부 외에도 서욱 국방부 장관, 황기철 국가보훈처장,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서훈 국가안보실장 및 육·해·공군 참모총장을 비롯한 군 관계자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전사자 중 신원이 확인된 고(故) 김석주·정환조 일병의 유가족 8명도 현장을 찾았다. 두 영웅은 미 7사단 카투사로 복무하다 함경남도 개마고원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했다. 김석주 일병의 외증손녀인 김혜수 소위는 하와이에서 열린 인수식부터 봉환식까지 고인의 유해를 곁에서 지켰다. 김석주 일병의 딸은 분향 도중 오열하고 다른 유족들의 부축을 받아 이동했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나머지 66인의 영웅들은 서욱 국방장관과 함께 공군 공중급유수송기 시그너스(KC-330)에 탑승해 귀환했다. 국군 유해를 봉환하는 항공기가 영공에 진입할 때 F-15K 전투기 4대를 출격시켜 엄호비행을 하도록 했다.

이날 한국으로 돌아온 유해는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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