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용보험 1300억대 손실 낸 위탁운용사 소송·제재 추진

입력 2021-09-24 17:11   수정 2021-09-25 01:12

정부가 고용보험기금 운용을 맡은 한국투자증권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과 제재 등을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금을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에 투자해 1300억원 규모 손실을 낸 것에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다.

24일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노동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용보험기금은 2018년부터 미국·독일 금리 연계 4개 DLF에 투자해 모두 1341억원의 손실을 냈다. 2018년 6월부터 지난 6월까지 1000억원을 넣은 미국 DLF는 865억원(86.5%) 손실이 확정됐다. 고용부는 지난해 2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가 크게 낮아지면서 손실을 입은 것으로 분석했다.

2018년 7월부터 2019년 7월까지 585억원을 투자한 독일 DLF에서는 476억원(81.4%)의 손실이 났다. 고용부는 당시 글로벌 채권금리가 급락하면서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DLF에 손실이 났다고 설명했다.

고용부는 미국 DLF 투자에 대해 전문가 점검단을 구성해 지난 7~8월 집중 점검을 벌였다. 조사 내용을 토대로 이달부터 자산운용위원회를 열어 투자 및 운용 과정의 적절성을 논의했다. 고용부는 논의 결과에 따라 한투증권에 대한 제재조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고용부는 독일 DLF 투자손실에 대해선 한투증권이 고용부에 원금 손실 가능성과 최소화할 수 있는 정보 등을 설명하지 않아 설명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 손해배상 등 민사소송을 추진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에 대해 한투증권은 “2015년 기금운용 주간사로 선정된 이후 투자한 107개 펀드 중 손실이 난 펀드는 미국·독일 DLF 4개뿐”이라며 “DLF 손실을 반영하더라도 2019~2020년 9321억원의 운용수익을 냈다”고 설명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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