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언론이 이달 들어 백인 여성 개비 퍼티토(22·사진) 실종 사망 사건을 앞다퉈 집중 보도하자 이른바 '실종 백인 여성 증후군'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흑인 등 유색인종이었다면 과연 이 정도로 관심이 쏟아졌겠느냐는 것이다.
23일(이하 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자사를 포함해 현지 언론이 퍼티토 사건에 과도한 관심을 보이는 이유를 비판적으로 다루면서 백인과 유색인종 실종 사건에서 보이는 보도 불균형 문제를 짚었다.
일각에서는 퍼티토 사건의 전말을 밝히고 범인을 잡아야 하는 것과는 별개로, 젊은 백인 여성이 아닌 유색인종 여성의 실종 사건이 발생했다면 이처럼 크게 보도했겠느냐는 비판이 나왔다.
퍼티토는 지난 19일 사망한 채 발견됐다. 경찰은 타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종적을 감춘 약혼자 행방을 추적 중이다.
이 사건은 초기부터 현지 언론 주목을 받으며 보도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을 보였다. ABC 등 미국의 지상파 방송은 황금시간대에 이 사건 뉴스를 배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보도 행태가 '실종 백인 여성 증후군'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은 언론계 내부에서 먼저 제기됐다.
최근 7일간 퍼티토 사건을 100차례 집중 보도했던 MSNBC 방송의 흑인 여성 진행자 조이 리드는 지난 20일 인디언 원주민과 흑인 실종 사건을 다루는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초청해 "왜 유색인종이 실종됐을 때는 이번 사건만큼 언론의 관심이 없었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시시각각으로 퍼티토 속보를 전했던 NYT도 전날 칼럼을 통해 "모든 실종자는 평등하게 다뤄져야 하는데 우리는 어떤 기준으로 실종자, 시신에 가치를 부여하느냐"면서 "왜 미국 사회는 미국 원주민·흑인·히스패닉 여성이 실종되면 동등하게 관심을 두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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