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본이 뭐길래 내 몸을 강제해"…박노해 시인이 분노한 이유 [전문]

입력 2021-09-25 00:16   수정 2021-09-25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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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오후 9시 기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신규 확진자가 이미 역대 최다인 2924명으로 집계돼 첫 3000명대가 확실시된다. 거리두기와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에 대한 회의론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노동의 새벽》으로 유명한 박노해 시인(사진)은 최근 ‘이 끝은 어디에’라는 시를 통해 코로나19 상황과 정부 정책을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한 달여 전인 지난 8월24일 온라인에 공개된 이 시는 현 상황과 맞물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공유되면서 회자됐다.

박노해 시인은 시에서 “권력이 뭐길래/ 나한테 왜 이래/ 질본(질병관리본부·현 질병관리청)이 뭐길래/ 내 몸을 강제해/ 확진이 뭐길래/ 공포를 왜 질러”라고 입을 뗀 뒤 “마스크 왜 씌워/ 백신을 왜 찔러/ 만남을 왜 막아/ 학교를 왜 닫아/ 가게를 왜 내려”라고 써내려갔다.

그는 “일상을 왜 멈춰/ 살림을 왜 망쳐/ 예술을 왜 막아/ 저항을 왜 눌러/ 자유를 왜 뺏어”라고 분노했다. “그들이 뭐길래/ 내 삶을 왜 정해”라면서 일련의 사회적 분위기도 비판했다. 이어 “우리가 어쩌다/ 포기해 버렸나/ 어떻게 하나 둘/ 빼앗겨 버렸나/ 이 끝은 어디에/ 난 지금 어디에/ 희망은 어디에”라고 끝맺었다.
다음은 박노해 시인의 ‘이 끝은 어디에’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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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왜 이래

질본이 뭐길래
내 몸을 강제해

확진이 뭐길래
공포를 왜 질러

마스크 왜 씌워
백신을 왜 찔러
만남을 왜 막아
학교를 왜 닫아
가게를 왜 내려

언론이 뭐길래
진실을 왜 가려

빅텍이 뭐길래
내 말을 왜 지워

진영이 뭐길래
물음을 왜 금해

일상을 왜 멈춰
살림을 왜 망쳐
예술을 왜 막아
저항을 왜 눌러
자유를 왜 뺏어

그들이 뭐길래
내 삶을 왜 정해

우리가 어쩌다
포기해 버렸나

어떻게 하나 둘
빼앗겨 버렸나

이 끝은 어디에
난 지금 어디에
희망은 어디에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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