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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 선택한 기업, 테슬라의 강력한 경쟁사. 2009년 창업한 미국 전기 트럭 제조업체 리비안에 대한 수식어다.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등의 러브콜을 받으며 세상에 이름을 알린 리비안은 ‘테슬라의 대항마가 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지난 14일 첫 소비자용 전기 픽업트럭 ‘R1T’를 출고하면서다. 올해 말 리비안은 상장에 나선다. 기업가치는 800억달러, 공모금은 최대 8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2009년 공학도에서 창업가로 변신한 RJ 스카린지 리비안 최고경영자(CEO)가 또 다른 도전 앞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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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손들의 기대에 화답하듯 리비안은 올해 미국에서 첫 전기 픽업트럭을 출시했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도 열지 못한 시장이다. 지난 14일 일리노이 공장에서 상용차량 출하식을 연 스카린지는 “리비안팀이 합심해 이 순간을 만들었다”며 직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리비안은 다음달 말 또는 11월께 뉴욕증시에 데뷔할 예정이다. 상장 조달 자금 중 50억달러는 미국에서 두 번째 공장을 여는 데 쓸 계획이다. 공모금은 최대 8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최근 10년간 기업공개(IPO)를 통해 80억달러 넘게 조달한 기업은 알리바바(250억달러·2014년), 페이스북(160억달러·2012년), 우버(81억달러·2019년)뿐이다. 리비안의 기업가치는 800억달러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GM(755억달러), 포드(540억달러)도 넘어섰다.
그의 은사이던 대니얼 루스 전 MIT 교수는 “학생이 자동차 회사를 열겠다는 것은 세상을 바꾼다는 말과 같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뜻”이라며 “하지만 스카린지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명확하게 결정했다”고 회상했다.
대학 졸업을 통해 스카린지는 오랜 꿈에 한발 다가섰지만 고민도 커졌다. 그가 사랑한 자동차가 환경 오염의 주범이란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는 ‘친환경차를 개발해야겠다’고 결심했다. 2009년 플로리다에서 전기차 개발사인 메인스트림자동차를 창업했다. 창업 초기엔 전기 스포츠카 개발에 기술을 집중했다. 하지만 2년 만에 전략을 바꿨다. 테슬라가 2008년 전기 스포츠카 로드스터를 내놓으며 시장을 선점했기 때문이다. 2011년 회사 이름을 리비안으로 바꾸면서 오프로드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유년 시절 배를 타고 탐험하던 인디언강에서 사명을 따왔다. 산악자전거와 하이킹을 좋아한 경험을 살려 타깃을 바꾼 것이다.
리비안은 전통차 기업과 조화를 이루며 새 시장을 열었다. 내연차 시장과 대립각을 세운 테슬라와는 달랐다. 스카린지는 2017년 미쓰비시자동차가 버리고 떠난 24만㎡ 규모 일리노이 공장을 1600만달러에 매입했다. 이곳은 리비안의 생산 기지가 됐다. 전기차 배터리는 물론 차량용 구조장치인 서스펜션 시스템을 통합한 플랫폼을 개발해 다른 자동차회사에 판매할 계획이다. 전기차 생산을 앞둔 포드와도 기술 개발을 위해 손잡았다.
리비안이 아웃도어용 전기차 시장의 문을 열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GM은 올가을 전기 픽업트럭 ‘GMC해머EV’를 정식 출시한다. 포드 테슬라 로즈타운모터스 등도 내년 전기 픽업트럭을 선보일 계획이다. 스카린지는 기술력과 폭넓은 파트너십을 무기로 시장을 확대할 방침이다.
“새 회사가 성공하려면 사람들을 흥분시키는 무언가가 있어야 합니다. 예상을 완전히 뒤집어야 하죠. 자동차가 기후변화, 대기오염의 원인이라는 건 제겐 가장 큰 고민이었습니다. 이런 문제에 영향을 미치고 싶었고 가장 영향력 있는 방법은 회사를 창업하는 것이었죠. 모험은 제 삶입니다.” 스카린지의 말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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