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의원 31세 아들, 화천대유서 퇴직금 50억 챙겨

입력 2021-09-26 18:11   수정 2021-09-27 02:41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받는 민간업체에서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 곽모씨(31)가 약 6년간 근무한 대가로 50억원의 퇴직금을 수령한 사실이 드러났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의혹’의 몸통은 여전히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라며 특검 도입을 거듭 촉구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곽씨는 화천대유자산관리에서 2015년 6월부터 지난 3월까지 근무하고 퇴사하면서 퇴직금 50억원을 받았다. 대리급 실무자였던 곽씨의 당시 월급은 230만~380만원(세전 기준) 정도였다. 퇴직금 규모가 과도하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화천대유는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추진한 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으로 수천억원의 수익을 얻은 업체다.

곽씨는 입장문을 통해 “성과급과 위로금을 많이 책정받은 것은 회사가 엄청나게 많은 수익을 올리게 된 데 따른 것”이라며 “이런 수익이 날 수 있도록 맡은 일에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곽 의원이 입사 등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아버지가) ‘생각 있으면 한번 알아보라’고 해서 지원해 입사하게 됐다”며 “급여와 성과급 등은 언론에 크게 보도된 후 말씀드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넷플릭스의 인기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빗대 “저는 너무나 치밀하게 설계된 오징어 게임 속 ‘말’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곽 의원도 퇴직금 논란에 대해 “회사가 생각보다 많은 돈을 벌었다는 것 때문에 문제가 된 것 아니냐”며 “거꾸로 이야기하면 이 지사가 그런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준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 지사 연루설로 그동안 수세에 몰렸던 여권은 ‘총공세’에 나섰다. 이재명 캠프 소속 김병욱 의원(사진)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상식적으로 계산하면 퇴직금은 2500만~2800만원 정도인데 ‘아빠찬스’ 때문일지 몰라도 무려 200배의 퇴직금을 받았다”며 “토건세력이 이재명 후보의 완전공공개발을 저지한 국민의힘에 준 대가성 뇌물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따졌다. 이 지사도 SNS에 “지금 나오는 국민의힘 관련자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글을 올렸다.

정치권에선 이번 의혹이 부동산 개발업자, 법조인, 정치인이 한데 얽혀 있는 대형 게이트로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곽 의원뿐 아니라 박영수 특별검사 등 정치권과 법조계 고위 인사들의 자녀도 화천대유에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이번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받는 남욱 변호사가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된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2015년 재판받을 때 변호인단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남 변호사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최근 “진상을 규명하는 데 대단히 중요한 인물”이라고 언급했다.

곽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 대구시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곽 의원의) 법적 책임 여부를 떠나 국민의힘은 정치적으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어떤 의혹이든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27일 화천대유 최대주주인 김만배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장소는 용산서가 맞으나 자세한 출석 일정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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