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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은 전세계약을 갱신하는 세입자에 대해 당초 전체 보증금의 80%까지 받을 수 있었던 대출 한도를 보증금 상승분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전셋값 4억원인 집에 2억원 전세대출을 받아 살고 있던 세입자가 계약 갱신 후 전세가 6억원으로 올랐다면, 추가 대출도 딱 보증금 상승분(2억원)까지만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지금까지는 6억원의 80%인 4억8000만원을 기준으로 삼아 기존 2억원을 차감한 2억8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었다.
원래 전세대출이 없던 사람이라도 같은 조건에서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이 6억원의 80%인 4억8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어든다. 기존 대출 증액이 아닌, 새로 전세대출을 받는 경우에 대해서까지 은행이 한도를 제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원래 대출을 안 받고 있었던 사람이 보증금 증액분을 넘겨 대출받는다면 자금 목적이 의심스럽다고 본 것”이라며 “실수요 목적을 걸러내기 위해 고민을 많이 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실제 저금리 시대에 전세자금대출도 일단 한도껏 받은 뒤 보증금을 내고 남은 여윳돈을 투자하겠다는 수요가 적지 않았다.
국민은행이 이 같은 신개념 전세대출 한도 축소에 나서면서 다른 은행이 뒤따를 가능성도 적지 않다. A은행 관계자는 “특정 은행이 대출을 제한할 때마다 그로 인해 막힌 수요는 물론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가수요까지 다른 은행에 몰리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총량 규제를 지키면서 ‘대출 중단’ 같은 극약 처방을 피하려면 (국민은행처럼) 선제적인 조치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은행들은 또 주택담보대출 축소를 위해 잇따라 모기지신용보험(MCI)·모기지신용보증(MCG) 대출을 중단하고 있다. MCI·MCG 보험은 대출자가 담보인정비율(LTV) 최대 한도까지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위해 필수로 가입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금융소비자로선 최대 5000만원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올 들어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이 관련 대출을 중단한 데 이어 국민은행이 29일부터, 하나은행도 다음달 1일부터 일부 MCI·MCG 대출을 제한하기로 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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