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와 손잡았다. 국내 인터넷TV(IPTV)·케이블TV 독점 계약이다. 이르면 다음달부터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디즈니플러스의 유명 콘텐츠를 IPTV와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제공한다.
디즈니, 이제 LG유플러스에서만
26일 LG유플러스는 월트디즈니 컴퍼니코리아(디즈니코리아)와 IPTV, 모바일 제휴 계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의 IPTV ‘U+tv’와 ‘U+ 5G·LTE’ 모바일 서비스에 디즈니플러스 플랫폼을 들이는 내용이다. LG유플러스의 케이블TV 자회사 LG헬로비전의 ‘헬로tv’와도 디즈니플러스 서비스를 연동한다.U+tv를 이용하는 이들은 따로 셋톱박스를 교체하거나 별도 기기를 연결할 필요 없이 원격 업데이트를 통해 디즈니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디즈니플러스 전용 버튼을 더한 U+tv 리모컨도 제작한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다음달 중순 내부 베타서비스 형식으로 디즈니플러스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국내 서비스 공식 출범일은 오는 11월 12일이다. LG유플러스는 이를 앞두고 U+tv IPTV 상품에 디즈니플러스 구독을 추가하는 새 요금제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 상품은 월 2만원 중후반대가 될 전망이다. OTT 단독 요금 기준 디즈니플러스의 구독료(월 9900원)가 넷플릭스의 동급 상품 구독료(월 1만4500원)보다 저렴한 만큼 새 요금제가 U+tv의 넷플릭스 제휴 요금제보다 쌀 가능성이 높아서다. U+tv의 넷플릭스 제휴 요금제 가격은 2년 약정 기준 월 3만1000원이다.
‘넷플릭스 효과’ 다시 한번
LG유플러스는 이번 계약을 통해 IPTV 이용자를 대거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넷플릭스와의 제휴 이후 가입자가 급증한 전례를 재현한다는 목표다. LG유플러스는 2018년 11월 넷플릭스와 단독 제휴 계약을 맺어 2020년 2분기까지 IPTV 3사 중 유일하게 서비스를 제공했다. 넷플릭스 제휴 이후 지난 2분기까지 2년6개월여간 가입자와 매출은 각각 30% 뛰었다. 성장이 둔화한 IPTV 시장에선 이례적인 결과다.LG유플러스가 디즈니플러스와 IPTV·케이블 독점 계약 체결에 공을 들인 것도 이 때문이다. 계약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선 U+tv가 최소 1년 이상 디즈니플러스 IPTV 서비스를 독점 제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앞서 20개월간 넷플릭스 서비스를 독점 제공했다.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디즈니 콘텐츠가 LG유플러스의 영유아 전용 플랫폼 ‘U+아이들나라’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수헌 LG유플러스 컨슈머부문장(부사장)은 “코로나19 이후 양질의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어 디즈니플러스와의 협력이 LG유플러스 IPTV 사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IPTV 시장 콘텐츠 전쟁 격화
디즈니플러스가 국내 시장에 들어오면서 유료방송업계 콘텐츠 차별화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디즈니플러스는 디즈니, 픽사, 마블,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각종 영화·드라마·다큐멘터리를 제공하는 ‘콘텐츠 공룡’이다. 스타워즈, 어벤져스 시리즈 등 국내 팬이 많은 유명작을 여럿 보유하고 있다. 디즈니는 올 들어 티빙·웨이브·시즌·왓챠 등 국내 OTT에 콘텐츠 공급을 끊고, IPTV 채널 송출을 중단하고 있다.다른 기업들도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KT는 디즈니플러스와 모바일OTT 제휴 협상을 벌이고 있다. 지난 1월 설립한 콘텐츠 제작회사 KT스튜디오지니를 활용하는 안도 검토 중이다. KT 관계자는 “단순 콘텐츠 공급뿐 아니라 제작 측면에서도 디즈니와 협업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애플의 OTT 서비스 애플tv플러스와의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이달 초 “올해 안에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