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코리아는 “코리아세븐 측과 논의한 뒤 해당 장면에 등장하는 세븐일레븐 로고를 컴퓨터 그래픽 작업을 통해 수정하기로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문제가 된 것은 5회차에 약 47초간 방영된 편의점 점주와 아르바이트생의 대화 장면이다. 점주는 아르바이트생의 가슴팍을 치며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들을 치우지 말고 다시 (매대에) 채우라”고 지시한다. 이들은 모두 세븐일레븐 로고가 새겨진 조끼를 입었다.
코리아세븐은 이달 7일 제작사인 클라이맥스 스튜디오와 넷플릭스에 시정 조치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낸 바 있다. 해당 장면이 사전에 협의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당초 제작사가 장소 제공을 요청했을 때 부정적인 내용에 활용하지 않기로 협의했었다”며 “이런 내용인 줄 알았다면 어떤 기업이 촬영 허가를 해줬겠느냐”고 말했다. 또한 “큰 인기를 끈 콘텐츠에서 세븐일레븐 브랜드와 점주가 부정적으로 묘사돼 가맹점주들의 불안이 컸다”고 덧붙였다.
콘텐츠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종교적인 이유로 중동 등 일부 국가에 특정 장면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경우는 있지만, 콘텐츠 원본을 수정하는 일은 드물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장면을 수정하더라도 스토리 전개에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글로벌 거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인 넷플릭스가 한발 물러섰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사태가 법적 공방으로 번질 경우 득보다 실이 크다고 판단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자체 조사를 통해 제작사 측의 과실이 명백하다는 것을 확인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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