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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의 ‘최대 승부처’인 호남 지역에서 승리를 거뒀다. 직전 지역순회 경선에서 5연승을 거둔 이 지사는 광주·전남에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에게 밀려 2위를 기록했지만, 전북에서 1위 자리를 탈환하며 호남 지역에서 최종 승기를 잡았다. 누적 득표율 50%대를 지키는 데도 성공하면서 이 지사의 본선 직행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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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대표의 연고지인 호남은 다른 지역보다 이 전 대표의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강해 이재명 캠프에서도 긴장했던 지역이다. 호남 지역의 지지를 받는다면 당내 비주류였던 이 지사가 민주당 대표 후보라는 ‘명분’을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됐다. 이 지사는 결과 발표 후 “기대 이상의 승리”라며 “개혁민주세력의 본향인 호남의 집단지성이 발휘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가 최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휘말렸지만 호남 경선 결과를 볼 때 예상보다 여파가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호남은 과거 민주당 경선에서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후보의 손을 들어주는 등 ‘될 사람을 민다’는 정서가 강한 지역으로 여겨져왔다. 이날까지 누적 득표율은 이 지사가 53.01%로 과반을 유지했다. 이 전 대표는 34.48%로, 두 주자 간 격차가 18.53%포인트나 된다.
이재명 캠프에선 지지층이 대장동 의혹에 동요하기보다는 오히려 야권의 흠집내기로 간주하고 결집에 나선 것으로 해석했다. 이 지사 캠프의 정진욱 대변인은 “원래 이 전 대표 측은 광주·전남에서 10%포인트 이상의 승리를 점쳤는데 개표 결과 유권자들이 꿈쩍도 하지 않았다는 게 드러났다”고 했다. 오히려 3위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호남 득표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대장동 이슈가 이 지사로의 ‘결집현상’을 유도했다는 것이다.
자신의 강점을 내세우기보다는 이 지사 약점을 공략하는 등의 네거티브 전략이 지지자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장동 공방이 민주당 지지자에게 실망감을 안겨 저조한 투표율로 이어졌다는 캠프 내부 평가도 나온다. 호남 지역 투표율은 광주·전남이 56.2%, 전북이 53.60%로, 전체 지역 평균 투표율(70.02%)에 크게 못 미쳤다. 호남 지역 당원 중 상당수가 투표를 포기하면서 사실상 유보적 선택을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낙연 캠프는 역전의 발판으로 여겼던 호남 경선이 이 지사 승리로 마무리되면서 기운이 빠진 분위기다. 이 지사의 과반 득표를 저지해야 결선투표로 갈 수 있는데 이날 결과로 이 지사의 본선 직행 확률이 커지면서다. 남은 부산·울산·경남(PK), 수도권 경선과 2·3차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 이 전 대표가 크게 이겨야 막판 역전극을 노릴 가능성이 생긴다.
현재까지 누적 득표율은 이 지사가 앞서지만 대장동 의혹이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역전 가능성은 남았다는 분석도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전북 순회경선 연설에서 이 지사의 대장동 의혹을 겨냥해 “흠 많은 후보, 불안한 후보로는 대선을 이길 수 없다”며 “대장동 비리를 파헤쳐 모두 엄벌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지사는 “민관 합동을 통해 절반이나마 이익을 환수한 것에 대해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며 정면돌파 의지를 밝혔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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