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진(29·사진)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앙크턴에서 열린 대회 리커브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마르쿠스 다우메이다(브라질)를 7-3(29-26 29-28 27-30 28-28 29-27)으로 꺾고 시상대 꼭대기에 섰다. 앞서 열린 여자 개인전 결승에선 장민희(22)가 케이시 코폴드(미국)를 6-0(29-27 28-27 29-26)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한국 리커브 양궁은 이번 대회 리커브에 걸린 5개의 금메달을 모두 가져왔다. 김우진과 안산(20)이 함께 나선 혼성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남자 단체전, 여자 단체전 금메달을 모두 쓸어온 데 이어 개인전 금메달까지 움켜쥐었다. 지난달 끝난 2020 도쿄올림픽에선 남자 개인전 금메달을 못 따 전 종목 석권에 실패했지만 김우진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며 아쉬움을 털어냈다.
세계선수권에서 한 나라가 금메달을 모두 가져간 건 2009년 울산 대회 이후 12년 만이다. 당시 주역도 한국이었다. 혼성전이 정식 종목으로 도입되면서 금메달이 5개로 늘어난 2011년 토리노 대회 이후로만 보면 사상 첫 전 종목 석권이다.
도쿄올림픽에서 남자 단체전 금메달만 목에 걸었던 김우진은 혼성전과 단체전에 이어 개인전 금메달까지 차지해 3관왕을 달성했다. 세계선수권 3관왕은 김우진이 처음이다. 또 개인전에서 세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어 미국 양궁의 ‘전설’ 리처드 매켄지(1977·1983·1985 우승)와 동률을 이뤘다. 김우진은 “이번이 세계선수권 개인전 세 번째 금메달인데 여기까지 오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며 “아직 나는 선수이기 때문에 ‘내가 최고’라는 생각보다는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면서 양궁에 임하고 있다. 계속해서 내 양궁 커리어를 쌓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장민희는 처음 참가한 세계선수권에서 2관왕을 기록했다. 2015년 코펜하겐 대회의 기보배(33) 이후 끊어졌던 여자 개인전 금맥을 6년 만에 다시 이었다.
도쿄올림픽이 낳은 최고 스타 중 한 명인 안산의 세계선수권 3관왕 달성은 나오지 않았다. 안산은 코폴드와의 준결승에서 2-6으로 패해 개인전 우승이 무산됐다. 대신 이어진 3-4위 결정전에서 알레한드라 발렌시아(멕시코)를 6-4로 눌러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양궁은 리커브 금메달 5개, 동메달 1개와 컴파운드 혼성전 동메달 1개로 대회를 마쳤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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